금감원, 포용금융 평가 기준 바꾼다⋯대출받은 차주 ‘삶의 질’까지 측정

입력 2026-11-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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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정·경제활동·심리적 변화 측정⋯연내 시범평가 착수

▲금융감독원.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포용금융의 성과를 대출 공급액이나 이용자 수뿐 아니라 차주의 실질적인 생활 개선 여부까지 평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지원 이후 경제활동이 회복됐는지, 생활비 부담과 심리적 불안이 줄었는지 등을 측정해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선에 반영한다.

금감원은 5일 김성욱 부원장 주재로 '중소금융업권 포용금융 체감성과 측정·환류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TF는 기존 공급실적 중심의 포용금융 평가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포용금융은 대출 공급액과 이용자 수, 연체율 등 계량지표를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해 왔다. 그러나 금융지원이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과 생활안정으로 이어졌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차주가 금융지원 이후 경험한 변화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필수생활 유지 △경제활동 지속 △위기대응력·생활자율성 확보 △심리적 안정 등 4개 영역의 평가 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월세·공과금·식비 등 필수 지출을 미루는 일이 줄었는지, 자금 부족으로 구직이나 영업을 중단하는 상황이 개선됐는지 등을 살펴본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일상적인 선택을 포기하는 일이 감소했는지와 금전 문제에 따른 불안이 완화됐는지도 평가 대상이다.

평가는 차주 대상 모바일 설문 방식으로 진행된다. 금융회사가 대출 실행 시점에 차주의 생활 상태를 파악하고 6개월 또는 1년 뒤, 만기 연장 시점 등에 동일한 항목을 반복 조사해 변화를 확인하는 구조다. 설문은 10여 개 문항으로 구성해 1~2분 안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고, 금리 우대 등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평가 결과는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선에도 활용된다. 성과가 우수한 포용금융 모델은 다른 금융회사로 확산하고 효과가 미흡한 상품은 설계를 보완할 방침이다. 나아가 포용금융 성과에 따른 규제 인센티브와 서민금융 재원 배분 기준을 마련하는 데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감원은 대출과 비금융 지원을 결합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불법사금융 이용자를 위한 대환대출에 재무상담을 연계하거나 소상공인 운전자금 대출에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청년·사회초년생에게 소액 신용대출을 지원하고 성실상환 이력이 쌓이면 한도와 금리 조건을 개선하는 모델도 포함됐다.

이날 회의에는 교보SBI·OK저축은행, 신한·KB·하나카드, BNK·롯데캐피탈 등 7개 금융회사 대표와 업권별 협회·중앙회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TF 논의를 거쳐 평가 대상 상품과 측정 지표, 설문 문항 등을 확정하고 연내 시범평가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상품 개발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햇살론과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등 기존 상품을 우선 평가 대상으로 검토한다.

김성욱 금감원 부원장은 “기존 공급 측면의 지표를 보완해 차주가 체감하는 변화를 중심으로 포용금융 성과를 측정하고, 분석 결과가 상품·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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