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장 인선 세 차례 불발⋯정부·중앙회 힘겨루기에 갈등 확산

입력 2026-11-0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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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이형주 3대2 구도 지속⋯‘4표의 벽’ 공전
수협중앙회장 ‘재공모 필요’ 언급에 인사 개입 논란
11일 4차 행추위 분수령⋯17일 현 행장 임기 만료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Sh수협은행 차기 은행장 선임이 세 차례 연속 무산되면서 인사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의 재공모 언급과 노동조합의 인사 개입 의혹 제기까지 겹치면서 인선 절차의 독립성이 도마에 올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11일 제4차 행추위를 열고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 선정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행추위는 9월 22일과 10월 6일, 10월 26일 세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현재 신학기 현 수협은행장과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차기 행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앞선 회의에서는 신 행장과 이 원장에 대한 지지가 각각 3표와 2표로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행추위는 정부 측(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해양수산부) 추천 위원 각 1명과 수협중앙회 추천 위원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다. 최종 후보로 추천되려면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정부 추천 위원이 과반을 차지하지만 어느 한쪽도 단독으로 후보를 확정할 수 없는 구조다. 후보에 대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인선 절차가 한 달 넘게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인선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노 회장은 3일 열린 수협중앙회 예산설명회에서 정부 출신 인사의 은행장 선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행추위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면 재공모가 필요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에 중앙회의 공식적인 불개입 원칙과 중앙회장의 발언이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협중앙회지부(노조)도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전날 정부의 부당한 은행장 인사 개입에 반대하는 동시에 중앙회장이 특정 후보의 선임을 막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국 수협 조합장 89명이 정부 출신 인사의 은행장 선임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제출한 데 작성·서명 취합 과정에 중앙회 관계자가 관여했는지도 해명을 요구했다. 신 행장과 이 원장 모두에게 후보직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수협중앙회는 노 회장의 재공모 발언이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노 회장의 발언에 대해 “조합장과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일뿐, 재공모 여부는 행추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은행장 후보 선정과 자격심사는 중앙회장의 권한 밖으로 행추위의 고유 권한이다”라고 설명했다.

중앙회 측은 조합장들이 정부의 인사 영향력이 지나치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노 회장이 이에 공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특정 후보를 배제하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인선 갈등을 계기로 현행 행추위 구성 변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2001년 지원받은 공적자금 1조1581억원 가운데 잔여액 7574억원을 2022년 국채로 상환했다. 하지만 아직 정부 측 추천 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는 행추위 구조는 유지 중이다. 2027년 말 공적자금과 관련한 국채 만기가 도래하면 행추위 구성도 변화할 전망이다.

인선이 지연되면서 재공모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협은행은 2017년에도 정부와 중앙회 측의 의견 차이로 재공모를 거듭한 끝에 약 6개월간 행장 직무대행 체제를 운영한 바 있다. 2020년과 2022년에도 재공모를 통해 차기 은행장을 선임했다.

신 행장의 임기는 17일 만료된다. 후임자가 선임되기 전까지 현 행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어 당장 은행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공모로 인선이 장기화하면 연말 임원 인사와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 등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인선 논란은 후보 선임을 넘어 수협은행의 경영 독립성과 지배구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인사 개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중앙회의 영향력 행사 역시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행추위의 독립적 의사결정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선이 장기화하면 조직 운영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추후 행추위 개편에서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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