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즌 보안·내부통제 중요성 더욱 커져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5대 은행장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금융위원회가 다음 달 5일 주요 은행장을 소집해 최근 금융권 해킹 사태 이후 보안 강화 조치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하면서 보안·내부통제 대응 역량이 은행장 인선 과정의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11월 5일 오전 10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인공지능(AI) 보안위협 대응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박상원 금융보안원장을 비롯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이 참석한다.
이번 간담회가 관심을 끄는 것은 5대 은행장 모두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장의 임기는 12월 31일 일제히 만료된다. 정상혁 행장은 2023년 취임 후 한 차례 연임했고 나머지 4명은 첫 임기를 마치는 가운데 각 금융그룹은 이미 차기 은행장 승계 절차에 착수했다.
최근 마무리된 3분기 실적은 현 경영진의 사실상 마지막 정기 성적표다.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조62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그룹이 견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차기 은행장 심사에서는 숫자로 나타나는 경영성과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등 비재무적 역량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킹 대응은 이미 은행장 인선 문제와 한 차례 맞물렸다. 5대 은행장은 19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란히 출석해 최근 금융권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보안 예산과 인력 확대, 재발 방지 등을 약속했다. 국감에서는 연임 심사에서 실적과 내부통제 가운데 무엇이 중요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의까지 나오며 해킹 책임론이 연말 인선 문제로 이어졌다.
금융당국도 최근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내부통제 역량을 포함한 실질적인 검증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28일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만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의 선정과 검증·평가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AI를 활용한 해킹 위협이 고도화되는 만큼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금융회사 스스로 취약점을 찾는 방어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간담회는 은행장들의 연임을 위한 과제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10월 4일 긴급 점검회의에서 전 금융권 보안점검과 외부 접점 위험 최소화, 피해자 보호, 위협정보 공유, AI 방어체계 구축 등을 주문했다. 다음 주 간담회에서는 이 같은 조치의 이행 상황과 함께 AI 해킹 관리대책,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대응체계, 포스트 망분리 보안체계 등이 논의된다.
은행들도 보안 투자 확대에 나섰다. 주요 은행들은 내년 정보보호 예산을 늘리고 AI 기반 보안 시스템과 전문인력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격이 핵심 전산망뿐 아니라 모집인 채널이나 외부 웹서비스 등 다양한 접점으로 확대된 만큼 투자 규모뿐 아니라 취약한 IT자산을 얼마나 신속하게 찾아내고 관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보안과 내부통제를 지속 강조하는 만큼 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