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회사채·단기채·금 등 분할매수로 위험 분산 권유
“통제불가능한 시장⋯정기적인 리밸런싱으로 대응”

김동민 NH농협은행 WM사업부 팀장이 2027년 투자전략의 핵심으로 주식·채권·대체자산 간 분산투자를 제시했다.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증시 상승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특정 업종에 지나치게 집중하기보다는 우량 회사채와 금 등을 함께 담아 시장 변동성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팀장은 28일 이투데이가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개최한 '와이즈포럼 PB쇼'의 첫 번째 연사로 나서 "2026년에는 투자 편식이 굉장히 심했고 내년에도 편식의 유혹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말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투자자금이 일부 인기 상품에 집중된 현상을 대표적인 투자 편식 사례로 꼽았다. NH농협은행이 이달 15일 기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연초 이후 자금 유입액을 분석한 결과 상위 20개 상품 가운데 상위 5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반도체, 코스닥,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이었다.
김 팀장은 "내년에도 AI 기업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는다면 AI에만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이어질 수 있다"며 "채권은 재미없다는 인식이 있고 금에만 집중하는 투자자도 있어 편식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내년 증시의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내년 어느 시점에 시장이 오르고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방향성 자체는 아직까지 우상향으로 보는 것이 맞다"며 "기업 실적이 좋고 경기 역시 전반적으로 괜찮다. 문제는 투자심리인데 아직까지 크게 우하향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에서는 AI와 반도체를 포기하기보다 투자 대상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단백질을 섭취할 때 닭가슴살만 먹는 게 아니듯 주식에도 반도체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도체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갈 뿐 반도체만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가운데 실적이 확인되는 분야의 투자를 유지하되 비중을 조절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파워설비, 우주 등 성장산업과 가치주·퀄리티주, 금융·에너지·헬스케어 등의 편입을 권했다.
채권은 장기채에 집중하기보다 우량 회사채와 단기채, 만기매칭형 상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금에 대해서는 장기 보유 관점에서 분할매수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김 팀장은 실제 고객 포트폴리오 조정 사례도 소개했다. 기존 한국 반도체 주식 70%, 미국 성장주 30%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미국 성장주 20%, 미국 우량주 15%, 커버드콜 상품 10%, 한국 반도체 20%, 한국 주식 10%, 채권 20%, 금 5%로 분산하는 방식이다. 그는 "반도체만 하는 게 아니라 반도체도 하는 것"이라며 "좋을 것 같은 자산에 완전히 치중하기보다는 비중 조절을 통해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승에만 집중하다 위험 신호를 놓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사마귀가 매미를 잡는 데 정신이 팔려 뒤에 있는 참새를 보지 못한다는 뜻의 '당랑포선(螳螂捕蟬)'을 인용하며 "반도체만 바라보다가 뒤에 오는 다른 이슈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 종목으로의 쏠림, 신용스프레드, 중앙은행의 발언 기조, 금리 변화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한 가지 신호만으로 단정하지 말고 여러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적인 리밸런싱도 강조했다. 김 팀장은 "한 개만 투자하지 말고, 비중을 정하고, 언제 줄이고 늘릴지 기준을 세운 뒤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목표 비중에 맞춰 조정하면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기계적인 매수·매도를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금의 성장을 '체격', 분산투자와 리밸런싱을 통한 운용 역량을 '체력'에 비유하며 "체격도 크고 체력도 좋아야 한다, 둘 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팀장은 "의미의 최종 편집권은 각자에게 있다"는 말을 소개하며 "시장은 요동치지만 그 이야기를 해석하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실행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 각자의 몫"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