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보우소나루 前대통령과 동일 행보
브라질 경찰, 보우소나루 여권 무효화
트럼프 입국 허용⋯미국, 비자 발급 예정
룰라 "의혹에 대해 법적 대응 했어야"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대법원의 ‘여권제출 명령’을 어기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2022년 대선에서 패하자 미국으로 탈출했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닮은꼴 행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후보는 브라질을 떠나 이날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장남인 그는 25일 대선에서 현직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했다. 대선에서 패한 이튿날 브라질 연방 대법원은 그의 자금세탁 혐의 수사와 관련해 “24시간 이내에 여권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곧바로 “나라를 떠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여권을 제출하고 수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법원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 몰래 출국해 현재 브라질 연방경찰이 그의 여권을 무효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브라질 연방경찰을 인용해 “보우소나루가 정규 출입국 심사대를 통해 출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보우소나루의 미국 입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CNN을 통해 “보우소나루가 여권 제출 명령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고 미국 입국이 가능하다는 점을 그에게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미 국무부도 보우소나루는 물론 그의 가족에게도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후보의 미국행은 부친의 과거 행보와 일치한다. 아버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하자 미국 플로리다로 곧바로 떠났다가 귀국했다. 귀국 직후 그는 쿠데타 모의 혐의로 구속됐고 지난해 9월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건강상의 문제가 제기되며 교도소 대신 인도적 차원의 자택 구금이 결정됐다.
미국 주요 언론은 아들 보우소나루의 미국행과 관련해 브라질과 미국 사이에 외교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버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사법적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맞서 룰라 대통령은 “미국이 보우소나루 일가의 재집권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4선에 성공한 룰라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자신의 81번째 생일 행사에서 “몰래 나라를 빠져나가는 사람은 뭔가 숨길 게 있다는 것”이라며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우소나루가 미국으로 떠나는 대신 브라질에 남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법정에서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대선 결과를 놓고 “조작된 선거로 보인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룰라 대통령의 4선 성공을 놓고 중국에 유리하고 미국 외교정책에 불리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대선 결과가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 유지와 남반구 신흥국을 상대로 한 기반 강화 전략에 유리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미국의 입지를 되찾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