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보험 흑자 2년 새 85% 급감⋯내년 보험료율 주목

입력 2026-10-2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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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흑자 2030억원⋯수급자 5년 새 43.9% 증가
건보료 동결에 장기요양보험도 부담⋯30일 보험료율 결정

▲이미지=AI 생성 (이투데이DB)
▲이미지=AI 생성 (이투데이DB)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돌봄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정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연간 당기수지 흑자는 2년 만에 85% 이상 감소해 수지 균형에 근접했다. 수급자 증가와 급여 확대,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등으로 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이 동결된 가운데 장기요양보험료율도 동결 압박을 받고 있어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재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당기수지 흑자는 2023년 1조3755억원에서 2024년 8359억원, 2025년 2030억원으로 감소했다. 2년 만에 흑자 규모가 85.2% 줄어든 것이다.

장기요양보험 수입은 2023년 15조721억원에서 2025년 16조9733억원으로 12.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지출은 13조6966억원에서 16조7703억원으로 22.4% 늘었다. 수입보다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정수지 악화가 심화한 것이다.

수급자 5년 새 44% 증가⋯급여비가 지출 증가 주도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은 장기요양보험 수급자 증가다. 장기요양 등급을 인정받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급자는 2020년 85만7984명에서 2023년 109만7913명으로 늘어 100만명을 넘어섰다. 2025년 말에는 123만5045명까지 증가했다. 5년 만에 43.9% 늘어난 규모다.

공단 분석에 따르면 수급자가 1만명 늘어날 때마다 연간 지출은 약 629억원 증가한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요양시설 입소와 방문요양 등 돌봄 서비스 이용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급여비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실제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전체 지출 증가액은 1조4766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요양급여비 증가액은 1조4424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97.7%를 차지했다. 지출 증가의 대부분이 수급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비용에서 발생한 것이다.

중증 수급자에 대한 보장 확대와 요양보호사 등 현장 종사자의 처우 개선도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 1인당 월 한도액 인상과 장기근속장려금 확대 등이 이어지면서 장기요양급여 지출이 늘고 있다.

장기근속장려금 지급액은 2025년 1118억원에서 2026년 2858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장기요양 수가가 1% 인상될 때마다 연간 재정 지출은 약 1579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누적 준비금 5조8000억원⋯내년 보험료율 결정 주목

재정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30일 열리는 장기요양위원회에서 2027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장기요양보험료율은 건강보험료 대비 2018년 7.38%에서 2020년 10.25%, 2023년 12.81%로 상승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12.95%를 유지했고, 2026년에는 13.14%로 인상됐다. 소득 대비 보험료율은 2025년 0.9182%에서 2026년 0.9448%로 올랐다.

정부는 2025년도 보험료율을 결정할 당시 국민의 보험료 부담과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동결했다. 이후 2026년도에는 소득 대비 보험료율을 0.9448%로 2.9% 인상했다.

그러나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이 동결로 결정되면서 장기요양보험료율도 동결 압박을 받고 있다. 건강보험료율과 장기요양보험료율의 연계성이 보험료율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율 동결이 장기화하면 재정수지 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5년 말 기준 장기요양보험 누적 준비금은 5조8216억원으로, 연간 지출의 약 4.7개월분에 해당한다. 당장 준비금 고갈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지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면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8월 말 기준 누적 준비금은 6조6938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수지는 872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연말 재정 상황은 남은 기간의 보험료 수입과 급여 지출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정 누수 차단만으로 한계⋯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 과제

정부와 공단은 부당청구탐지시스템을 활용해 급여비 부당청구를 사전에 차단하고, 부당청구 적발과 환수를 통해 재정 누수를 줄이고 있다.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고 급여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장기요양보험 지출 증가의 대부분이 수급자 증가에 따른 필수 급여비라는 점에서 부당청구 적발이나 관리운영비 절감만으로 재정 악화를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요양보험은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가족의 간병 부담을 줄이는 사회보험이다.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국민의 보험료 부담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2027년도 보험료율 결정은 국민의 보험료 부담 완화와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보험료율 조정과 함께 급여 지출 관리, 재정 지원 체계 개선 등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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