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2명 형량 가중…“궤변 가까운 변명으로 범행 부인”

삼성전자 내부 기밀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안승호 전 부사장이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량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안 전 부사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안 전 부사장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이 취득한 삼성전자 내부 보고서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가 없다고 봤다. 형량 역시 적정하다고 판단해 1심의 징역 3년을 유지했다.
안 전 부사장은 1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당시 재판부가 보석을 취소하지 않아 불구속 상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에서 실형이 유지되면서 법정구속됐다.
안 전 부사장 측은 빼돌린 내부 보고서에 담긴 내용의 경제적 유용성과 비공지성이 인정되지 않아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보고서에 삼성전자의 특허 유효성 평가와 선행문헌 분석, 대응 전략 등이 담겨 있어 비공지성과 경제적 유용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고서가) 삼성전자의 주관적 평가와 대응 전략에 해당해 삼성전자를 통하지 않고는 입수할 수 없다”며 “관련 업계 종사자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내용과 수준의 결론에 이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에는 삼성전자의 이익과 직결되는 자료와 대응 전략 등이 기재돼 있어 테키야 측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며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도 인정했다.

이날 함께 기소된 공범 중 일부는 형량이 가중됐다.
삼성디스플레이 내부 영업비밀을 유출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A 전 그룹장은 1심 징역 3년보다 무거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자료 유출 혐의를 받는 B 전 삼성전자 IP센터 직원 역시 징역 2년에서 징역 3년으로 형량이 늘었다.
재판부는 특히 B 씨에 대해 “원심에서는 물론이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수 없는 궤변에 가까운 변명을 해 왔다”며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반성하는 태도도 찾기 어렵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2010∼2018년 삼성전자 IP센터장을 지낸 안 전 부사장은 2019년 퇴사한 후 특허관리기업(NPE) ‘시너지IP’를 설립했다. 이후 삼성전자 직원과 공모해 특허 분석 정보를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안 전 부사장은 위 자료를 이용해 삼성전자가 음향기기 업체 ‘테키야’의 장치 특허 등을 무단 이용했다며 테키야와 함께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당시 미국 텍사스 동부지법은 안 전 부사장이 부당하게 영업 기밀을 취득했다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2024년 6월 안 전 부사장을 구속기소했지만, 같은 해 11월 법원이 보석 청구를 인용하면서 안 전 부사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 받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