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8월엔 답사, 10월엔 강연…두 달 만에 어떤 이해관계인가”

입력 2026-10-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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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논평·23일 회견 이어 세번째…”해외답사 두달만에 강연자, 어떤 이해관계인가" 선정 경위·집행내역 공개 촉구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의 경기도교육청 초청 강연을 두고 요구 수위를 높였다. 강연 취소에 머물던 요구가 강사 선정 절차를 거쳐 해외역사답사의 예산 집행 내역 공개로 옮겨갔다. 닷새 사이 세 번째 공개 요구다.

2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이날 김선희 수석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28일 예정된 황현필 소장 초청강연을 즉각 취소하고, 강연자 선정 과정과 해외 역사답사 동행 경위, 관련 예산 집행 내역을 도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의 물음은 하나로 모였다. 국민의힘은 “8월 해외 역사답사 동행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공식 명사 초청 강연자로 선정된 배경에는 도대체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 것인가”라고 밝혔다.

성명을 낸 김 수석대변인은 교육 분야를 다뤄온 도의원이다. 11대 경기도의회에서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경기도교육청 영유아 유보통합 추진 지원 조례와 특수교육 진흥 조례, 직업교육 활성화 조례 일부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2025년 경기도의회 우수 의정대상을 받았고 당시 "모든 것의 공통분모는 교육"이라고 밝혔다.

요구는 단계적으로 높아져 왔다. 김 수석대변인은 22일 국민의힘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강연 취소와 검증 과정 공개를 요구했다. 논평은 "교육청의 초청은 강연자에게 공교육 기관의 권위를 부여하는 일"이라며 교육청이 어떤 검증 절차를 거쳐 황 소장을 적절한 강연자로 판단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이 북한의 남침을 부정한 적이 없고 발언 일부가 편집돼 취지가 왜곡됐다고 해명한 데 대해서는, 해명이 있었다는 이유로 검증의 필요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튿날인 23일에는 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연 철회와 강사 선정 경위·기준 공개, 역사교육의 객관성 확보 대책을 요구했다. 강연이 역사·사회 교사학습 공동체 연계활동으로 권장된 점을 들어 특정 역사관이 학교 수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27일 성명에서 새로 등장한 것이 해외 답사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8월11일부터 15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하얼빈·베이징과 러시아 우수리스크·블라디보스토크 일대의 항일독립운동 유적과 민족교육 현장을 탐방했다. 황 소장은 이 일정에 동행해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당시 국제정세를 설명했다. 교육청이 답사 직후 낸 보도자료에는 그의 참석 사실이 담기지 않았다.

예산 규모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로 드러났다.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에는 안 교육감과 교육청 직원 4명, 교사 5명 등 10명의 출장 예산으로 2910만원이 기재됐다. 1인당 291만원꼴이다. 반면 교육청이 별도 제출한 '교육감 국외 출장 현황' 자료의 실제 지출액은 4170만원이었다. 차액 1260만원에는 황 소장과 대학 교수 등 외부인사의 답사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260만원 전액이 황 소장 개인에게 지급된 것은 아니다. 외부 인사별 실제 지출액과 세부 항목은 확인되지 않았다. 교육청은 여행사에 역사 강의와 공연을 요청했고 여행사가 황 소장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교육청과 협의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이 국회에 낸 해명자료의 문구도 쟁점이 됐다. 박 의원은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해당 자료에 "안중근의사기념관 등 항일 유적지 탐방 시 일정상 만나 동행한 사실은 있음"이라는 문구가 담긴 점을 제시하며 현지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자료를 냈다고 지적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그렇게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황 소장의 과거 발언이 담긴 영상을 제시하며 공감하는 대목이 있는지 물었다. 최 장관은 "저는 다른 생각인 것 같다"고 답했다. 황 소장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타당하지 않다"고 밝히고, 안 교육감과 통화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강사를 바꾸는 방안을 권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권고가 실제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황 소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재명 정권의 최교진 교육부장관 당신, 밀정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최 장관을 향해 "밀정이냐, 변절자냐"라고 말했다. 영상에서 답사 당시 안 교육감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안 교육감의 역사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목을 성명에 직접 담았다. "강사 교체를 권고하겠다는 교육부 장관의 공개 발언에 밀정, 변절자라는 표현으로 맞선 인물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앞에 세우는 공식 강연자로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이다.

성명은 교육의 성격도 짚었다. 국민의힘은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교육자의 언행과 태도, 가치관은 학생들에게 지금 이 순간,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특정 인사를 계속해서 공식 역사교육의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가 무엇인지 경기도교육청은 이제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이 성명과 공개 요구를 거듭하는 배경에는 의석 구조도 있다. 12대 경기도의회는 167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22석이다. 조례안 처리나 자료 제출을 의석으로 관철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공개 요구와 여론전에 무게를 싣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 교육 현장의 주체들과 연대해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실제로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28일 수원시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안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 단체는 강연자 선정 경위와 검증 절차 공개, 교육청이 추진하는 '경기형 근현대사 인정도서'의 집필진 구성과 심의 절차 공개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황 소장은 6·25전쟁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전후 맥락을 잘라낸 편집으로 취지가 왜곡됐다고 반박해왔다. 북한의 남침을 부정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것은 확립된 역사적 사실이다.

경기지역 역사교사들은 반대 방향의 요구를 냈다. 경기도초등역사교육연구회와 경기도중등역사교육연구회는 공동성명에서 역사교육을 정쟁의 소재로 삼지 말고 교육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강연이 특정 정치적 주장을 전달하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다루는 자리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강연자는 여러 경로의 추천을 거쳐 선정했으며 과거 발언 논란도 확인했지만 강연 취지를 고려하면 교체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성명 이후 강연 계획에 변동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강연은 28일 오후 3시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대강당에서 '역사를 역사답게, 교육을 교육답게'를 주제로 열린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신청자 500명이 참석 대상이며 유튜브 '경기교육TV'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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