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부족 시대 본격화⋯투자 전략도 달라져야” [찐코노미]

입력 2026-10-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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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저금리ㆍ저물가ㆍ저성장에 기반한 ‘자금 잉여 시대’를 지나 설비투자 확대와 구조적 고금리가 맞물린 ‘자금 부족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2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찐코노미’(연출 이은지)에 출연해 최근 금융시장의 변화를 자금 잉여에서 자금 부족으로 넘어가는 구조적 전환으로 진단하고, 이에 맞춰 투자 전략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설비투자(CAPEX)의 부활을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부채 부담 탓에 투자를 줄이면서 시중에 풀린 자금에 비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부족했고, 이는 장기간의 초저금리 환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AI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봤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망과 원자재, 건설 인력 등 막대한 실물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1800년대 후반 미국 철도 붐 당시 설비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2.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2032년까지 AI 관련 설비투자가 GDP의 3.5%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자금 수요는 빠르게 늘지만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부담 때문에 과거처럼 유동성을 크게 공급하기 어려워지면서 금리의 균형점 자체가 높아졌다는 게 오 단장의 진단이다. 경제가 이전보다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면서 과거의 초저금리 환경이 그대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자산시장에도 영향을 준다고 봤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가상자산 등 여러 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가능했지만, 자금이 부족해진 환경에서는 모든 자산의 동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 단장은 이를 탄약이 충분할 때와 부족할 때의 사격에 비유했다. 자금이 넘칠 때는 여러 자산에 폭넓게 투자할 수 있지만, 유동성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투자 대상을 더욱 엄격하게 골라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현금의 역할도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자금이 귀해진 시장에서는 급락 시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유동성이 줄어들수록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특정 자산이나 업종에 대한 과도한 쏠림을 피하고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경상수지와 금리 차 등 중기 요인의 영향에 주목했다. 오 단장은 환율을 단기적으로는 심리와 뉴스, 중기적으로는 경상수지와 금리 차,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좌우한다는 분석틀을 소개했다.

현재 원화 강세 배경으로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한국의 상대적으로 빠른 금리 인상, 지난해 급락했던 원화 가치의 되돌림 등을 들었다. 다만 외국인 자금 흐름을 단기적인 환차익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향후 달러 자산 투자에서도 환율의 단기 저점을 정확히 맞히려 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 익숙했던 1100원대 후반으로 환율이 완전히 돌아가기보다는 새로운 환율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500원대 고점에서 충분히 조정을 받은 1300원대 구간에서는 달러 자산 비중을 분할해 확보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찐코노미’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찐코노미’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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