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AI로 불법사금융 ‘몸통’ 쫓는다⋯38만건 분석해 배후 파악

입력 2026-10-2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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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실장 사건’ 피해 규모 2배 이상 확인

▲금융감독원.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AI를 활용해 불법사금융 관련 정보 약 38만 건을 분석한 결과, 기존에 파악하지 못했던 조직적인 범행과 등록 대부업체의 불법 영업 연루 정황을 포착했다. 개별 피해 신고를 연결해 범죄조직의 배후까지 추적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경찰 수사와 관계기관 합동단속에 활용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그동안 축적한 불법사금융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직범죄 수사를 지원하는 AI 기반 분석체계를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불법사금융 조직은 광고와 대출, 추심 등 역할을 나눠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면서 단속을 피해 왔다. 피해자들도 서로 다른 시기와 경로로 신고하다 보니 동일 조직의 범행이 별개 사건으로 처리돼 전체 조직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감원은 피해 신고와 제보, 민원, 불법금융광고 등 약 38만 건의 정보를 AI로 분석해 사건 간 연관성을 확인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전화번호와 계좌정보 등 개별 사건에 흩어진 단서를 연결해 범죄조직의 구조와 배후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금감원이 올해 3월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던 불법사채업자 ‘이실장’과 유사하게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반복한 조직들이 추가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개별 신고로 분산돼 드러나지 않았던 범행이 AI 분석을 통해 하나의 조직으로 연결된 것이다.

특히 ‘이실장’ 조직을 재분석한 결과 확인된 피해 사례는 3월 당시 파악했던 규모의 2배를 넘어섰다. 금감원은 피해자 유입 경로까지 추가로 확인했으며, 관련 정보를 경찰에 제공해 핵심 조직원 검거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식 등록된 대부업체가 불법사금융에 관여한 정황도 새롭게 발견됐다. 일부 등록업체가 여러 피해 신고와 불법광고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제도권 금융업체라는 외형을 내세워 불법 영업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큰 등록 대부업체 수십 곳을 선별해 피해자 면담과 현장 기동점검을 진행하고, 관계기관과 합동단속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도 불법사금융 조직들이 광고와 대출, 추심, 영업을 각각 분담하면서 서로 연결돼 활동한 정황이 발견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향후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도입해 AI 분석체계의 정확도를 높이고 수사 지원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민생특별사법경찰 제도가 도입될 경우 해당 분석체계를 현장에 적용해 말단 조직원뿐 아니라 범죄조직 전체를 추적한다는 구상이다.

금감원은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 금액이 적더라도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업자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 송금 내역, 전화번호, 광고 화면 등을 함께 제출하면 조직 추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식 등록된 대부업체라도 선이자를 현금으로 요구하거나 다른 대출업자를 소개하는 경우 불법사금융 연루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 피해 신고가 다른 사건과 연결되면 범죄조직의 실체를 밝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며 "확보한 정보를 관계기관과 공유해 불법사금융 조직에 대한 수사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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