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133억원 활어사업 이관·한일어업협정 피해도 도마 위에
해양수산부 종합감사에서 해양사고 대응과 노후 어선 안전관리, 수협 사업 이관 과정의 적정성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강원도 낙산항 인근 전복사고 당시 해경의 구조 지휘와 소방과의 공동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감사원 감사 요구가 나왔다. 북극항로의 경제성을 따질 때 시범운항에서 드러나지 않은 비용과 운항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수부 종합감사에서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3월 낙산항 인근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 당시 해양경찰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사고는 해경 낙산파출소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오전 9시58분 신고가 접수된 뒤 10시14분 구조가 완료됐지만, 71세 선장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숨졌다.
이 의원은 해경과 소방이 사고 현장에서 각각 움직였을 뿐 구조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력과 지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고 직후 상황 전파와 현장 지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구조본부장 등 지휘부의 책임을 포함해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경 자체 감사에서 파출소 직원 3명에게 주의 조치가 내려진 데 대해서도 감사 범위와 책임 판단이 적절했는지 따져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위원회 차원의 감사원 감사 요구안을 의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만식 해양경찰청장은 육상과 가까운 해상 사고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출동한 해경 직원이 동승자를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서삼석 농해수위원장은 감사 요구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후 어선 증가에 따른 해양사고와 검사 인력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해양사고가 2021년 2720건에서 2023년 3092건, 2025년 3513건으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2026년 8월 기준 전체 어선 6만2144척 가운데 건조된 지 20년이 넘은 어선은 49.8%, 30년 이상 된 어선도 16.3%에 달했다.
강 의원은 어선이 노후할수록 현장 검사와 수리 수요가 커지지만 검사 인력은 약 160명에 그치고, 검사원 이직률도 올해 5%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검사 인력과 처우를 개선하지 않으면 검사가 형식화되고 사고 예방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검사 인력을 늘릴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해경 함정과 파출소 연안구조정으로 이송되는 응급환자가 전체의 76%에 이르지만, 1급 응급구조사 배치율은 함정 26%, 연안구조정 2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 청장은 인력 정원부터 확보하고 전담조직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어업 현장의 비용 부담과 수산물 관리 문제도 국감 쟁점이었다. 임 의원은 어구보증금제 표식 비용이 통발을 2500~3000개 싣는 어선 한 척당 250만~300만원에 이른다며 표식 제작비를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내년도 관련 예산 약 30억원 가운데 46.5%가 표식 제작에 집중된 만큼, 제조 단계에서 표식을 부착하거나 어구실명제 등록정보와 연계해 제작비를 낮추고 회수 예산을 늘리자는 제안이다.
임 의원은 감척어선 등을 활용한 해상순회수거제 도입도 요청했다. 해수부는 표식 비용 절감과 해상수거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위반이 5년간 207건, 물량으로 3만5322t에 달했고 2025년 적발 물량이 전체의 82%를 차지했다며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해수부는 유통이력 위반 실태를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협중앙회의 133억원 규모 활어사업 이관을 둘러싼 배임 의혹도 의원실 자료에서 제기됐다. 임미애 의원실은 수협이 올해 1월 민간업체 만경창파와 5대 5 지분으로 합작법인 Sh활어유통을 설립하고 기존 활어사업을 넘겼지만, 상대 업체가 자본금을 내지 않고도 이익 절반과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업체 선정 과정과 사업 이관의 근거를 따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제주 현안과 어업협정 문제도 자료에 포함됐다. 김성범 의원은 제주신항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고, 문대림 의원은 고수온 피해에 대한 사후 지원을 넘어 제주 육상양식장 현대화 실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금주 의원은 한일어업협정 협상이 10년째 중단되면서 어민 피해가 7200억원에 육박했다고 지적했다.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내수 해저지형 정보가 외국계 사업자에게 제공됐다는 해양정보 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북극항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에서는 상업 운항에 수반되는 비용과 위험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쇄빙선 이용료와 특수보험료뿐 아니라 선체 착빙을 제거할 장비·인력, 연료비, 유빙 충돌에 따른 선박 손상과 수리 비용까지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겨울철에는 운항 기간이 25~30일로 늘어날 수 있고, 북극해에서는 중유 사용이 제한돼 연료비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비용과 위험을 하나하나 따져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 장관은 제기된 내용을 검토해 준비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원양어선원들이 한국 경제 성장 초기 외화 획득에 기여한 만큼 이들의 역사적 평가와 예우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항만공사의 청원경찰 임용·관리 권한을 보안 자회사에 맡긴 것이 청원경찰법에 맞는지 문제 삼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국민권익위원회 김종현 팀장은 실무자들이 위법 소지를 알고 있었다고 답했고, 윤 의원은 “19년 동안 방치된 문제”라며 해수부에 위법 요소를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윤 의원은 어촌뉴딜300 사업의 준공 지연도 지적했다. 완료된 116곳 가운데 준공기한을 맞춘 곳이 1곳에 그쳤다며 인허가와 행정협의, 주민 갈등에 따른 지연이 어촌신활력증진 사업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장관은 사업이 적기에 추진되도록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황 장관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오전에 지적한 섬 주민 연안여객선 운임 지원과 관련해 기존 답변을 정정했다. 국가와 기금이 운임의 50%씩 부담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국가 부담분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재원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