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만 달고 ‘AI 제품’ 광고?…공정위, 판단기준 초안 공개

입력 2026-10-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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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까지 의견 수렴…AI 적용 범위·작동 조건·성능 한계 명시
거짓·과장 등 4개 유형별 사례 16건 제시…가이드라인 자체 구속력은 없어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단순 자동조절 기능에 ‘AI’라는 이름을 붙이거나 별도 앱을 연결해야 작동하는 AI 기능을 아무 조건 없이 쓸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가려낼 판단기준 초안이 나왔다. AI를 실제로 쓰는지뿐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어디까지 기능을 발휘하는지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AI 관련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고 11월 11일까지 기업·소비자·전문가 등의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 마련의 배경에는 AI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이용한 광고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지난해 11월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57.9%는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면 일반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지불할 의향을 밝힌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평균 약 21% 높은 수준이었다.

공정위가 제시한 대표적인 거짓·과장 광고 유형은 ‘AI 워싱’이다. AI 기술을 쓰지 않거나 활용이 단순·보조적인 수준인데도 AI를 내세워 소비자가 기능과 성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도록 하는 행위다.

초안에서 AI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실제 학습·추론·판단 기능이다. 단순 센서나 설정된 기준에 따라 정해진 반응만 하는 자동조절 기능은 AI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절전·알림 등 부수적인 기능에만 AI가 적용됐다면 ‘AI 절전 세탁기’처럼 적용 범위를 제품명과 가까운 위치에 함께 표시하도록 안내했다.

AI를 실제로 활용하더라도 작동 조건이나 성능의 한계를 숨기면 기만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초안이 제시한 가상 사례 중에는 전용 앱을 설치하고 기기를 연동해야 AI 사물인식 기능을 쓸 수 있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은 로봇청소기 광고가 있다.

공정위는 앱을 연결하지 않으면 적외선 센서에 기반한 기본 회피 기능만 작동한다는 점과 작은 물체는 인식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알리는 개선 예시를 제시했다. 근거 없는 ‘동급 최강’ 표현을 빼고 앱 설치·연동 요건과 성능의 한계를 주된 광고 문구 가까이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AI로 만든 가상인물이나 후기를 실제 전문가의 추천이나 소비자의 사용 경험처럼 보이게 하는 광고도 기만 광고 유형에 포함됐다. 비교 대상·기준이나 시험 조건을 숨긴 채 경쟁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광고, 기존 기술을 근거 없이 ‘구식·가짜’로 깎아내리면서 자사 AI는 완벽한 것처럼 내세우는 광고도 각각 부당한 비교와 비방 사례로 다뤘다.

초안은 거짓·과장, 기만, 부당한 비교, 비방 등 4개 유형의 판단기준과 품목별 사례 16건을 제시했다. 사례는 실제 상담·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예시다. 사업자가 광고 전에 AI 적용 여부와 성능 입증 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8개 항목의 자가점검표와 소비자 유의사항도 마련했다.

다만 가이드라인 자체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기존 표시광고법의 일반원칙을 AI의 특성에 맞춰 설명하는 것으로, 자가점검표의 일부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법 위반이나 처분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의견 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배포할 예정”이라며 “심결 사례와 기술 변화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주기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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