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불안, 원화채 기회일까 위기일까

입력 2026-10-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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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0년물 4.92% 돌파 ‘2002년 이후 최고’…재정·정치 불안에 위험 프리미엄 확대
외국인은 원화채 현·선물 동반 매수…“AI 투자 사이클이 더 큰 변수”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17일(현지시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17일(현지시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프랑스 재정·정치 불안이 국내 채권시장에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던지고 있다. 프랑스 국채금리 급등이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번지면 원화채에도 부담이다. 반면 국가별 재정 차별화가 부각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원화채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프랑스에서 이탈한 자금이 한국으로 향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데다, 국내 채권시장에는 AI투자 사이클이 더 큰 변수라는 진단도 나온다.

2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밤(19일, 현지시간)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4.52bp(1bp=0.01%포인트) 급등한 4.9261%를 기록했다.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재정 불안과 함께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올해 119.3%, 내년 120%를 넘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금·의료 등 경직적 지출과 늘어나는 이자비용이 재정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 당장 23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평가에서 국가신용등급 추가 하향 위험도 높아졌다.

같은 날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3.4590%로 3.58bp 오르는데 그쳤다. 프랑스와 독일 10년물 금리차는 146.71bp로 10.94bp 확대됐다. 미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나스닥 반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약화와 맞물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5.45bp 오른 5.1350%를 나타냈다. 30년물도 4.40bp 상승한 5.4670%를 기록했다.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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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외금리 상승은 최근 강세를 보이던 국내 채권시장에도 부담이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35분 현재 장내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1.1bp 오른 3.888%를, 10년물은 1.5bp 올라 4.225%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도 3년 및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780계약과 1148계약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최근 국내 채권 현물과 선물을 함께 사들이고 있다. 전날 기준 외국인은 3선을 10거래일째, 10선을 사흘째 순매수했다. 누적 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도 3선 19만2098계약 10선 6만1586계약으로 각각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외 채권시장에서도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순매수 규모도 2조173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프랑스 등 유럽 재정위험을 피해 상대적으로 재정여건이 양호한 국내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정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전반적으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역시 재정이슈가 있다. 다만, 자금운용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큰 조달시장이 채권, 특히 국채다. 그런 부분에 대한 신뢰성이 다 사라질 것이라는 것은 과한 우려다. 프랑스 문제가 커지면 미국채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채권시장은 금융위기 때도 건전성 측면에서 높은 안정성을 보여줬다. 이번 프랑스발 위기는 국내 채권시장에 아주 큰 악재는 아닐 것이다.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채권시장은 프랑스보다 AI 투자 사이클에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성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불안이 원화채 시장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금을 옮긴다면 미국이나 일본 채권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랑스 사태가 크게 확산하지 않고 AI 투자가 견조하면 반도체 수출 등 국내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면서 원화채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투자 둔화와 반도체 업황 약화가 가시화하면 한국은 주변부로 인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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