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5대 은행 보안예산 집행률 67% 불과 지적

최근 금융권에서 연쇄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5대 시중은행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보안체계 강화와 고객 피해 예방을 약속했다. 정보유출 피해가 발생한 은행들은 재발 방지와 보상을 강조했고, 현재까지 정보유출이 확인되지 않은 은행들도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보안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발생한 은행권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해 사고 인지 지연, 피해 보상체계, 정보보호 예산 집행 실태 등을 지적하며 은행장들에게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의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초 해킹 시도 이후 15시간 26분 만에 침해 사실을 인지했으며 고객 2만572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 산출한도 등이 포함됐다. 이어 신한은행에서 자신의 정보유출 여부를 조회한 고객이 5682명으로 전체 유출 대상자의 약 22%에 불과하다며 고객 보호와 피해 보상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신뢰를 기본으로 해야 할 금융기관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며 “AI로 해킹한다는 전제하에서 보안시스템도 AI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고객 피해에 대한 전액 배상 방침을 강조했다. 이호성 행장은 “피해가 발생하면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까지는 피해가 없지만 피해가 발생한다면 전체를 반드시 배상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피해 보상 방침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구가 없었던 것은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일차적으로 수수료 면제 등을 이미 진행했다. 고객 동의 절차가 완료되면 금융안심보험 가입도 추진해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행장은 “더욱 많은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 AI 시스템을 갖추고 AI 해킹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정보유출이 확인되지 않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대응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은 해킹 피해를 당하지 않았더라도 꾸준히 더 노력해야 한다. 오히려 이번에는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거의 200건 이상 해킹이 들어온다”며 금융보안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보안 대응체계와 관련해 “2022년에 구축한 차세대 통합관제시스템을 올해와 내년에도 고도화해 철저한 관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 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은 정보보호 예산으로 총 3198억4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액은 2144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집행률은 67.0%로, 편성액 가운데 1054억1000만원이 집행되지 않았다.
은행별 집행률은 하나은행이 100%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69.9%, 농협은행 63.9%, 국민은행 58.1%, 우리은행 53.8% 순이었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편성액이 전년보다 23.4% 증가했지만 실제 집행액은 18.2%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