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비율도 3.2%로 사상 최고치 전망
연방정부 지출서 3번째로 큰 항목
이자 내기 위해 빚 더 내는 악순환 직면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2026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순이자 비용은 1조500억달러(약 1405조원)로 집계됐다. 직전 회계연도 9700억 달러보다 8% 이상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재정 문제를 연구하는 피터G.피터슨 재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이자 비용 비율이 3.2%에 달해 1991년 기록한 종전 최고치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3분기 GDP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자 부담이 급증한 것은 부채 규모와 조달금리가 함께 상승한 결과다. 주요 지표로 측정한 미국 정부 부채는 32조달러를 넘어 5년 전보다 약 10조달러 늘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의 평균 이자율은 지난달 말 기준 3.52%로, 5년 전의 1.47%의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순이자 비용은 2022년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해 연방정부 지출에서 사회보장과 메디케어(노년층 의료보험)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항목이 됐다. 아울러 국방부 지출과 저소득층 의료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 지출도 웃돌았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금리 상승과 재정 악화가 서로를 부추기는 악순환이다. 필립 스와겔 미 의회예산국(CBO) 국장은 이달 8일 행사에서 “부정적 충격으로 금리가 오르면 재정적자와 부채가 늘고, 이것이 다시 금리를 밀어 올리는 ‘터보차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BO는 2월 전망에서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30년 106%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실해 재정위기가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부채가 막대한 상황에서 순이자 지출이 부채를 눈덩이처럼 불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 위기가 임박했다고는 보지 않고 있다. 미국 국채 입찰 수요는 견실하고 높아진 차입 비용이 신용 공급을 막는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 2분기 명목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3%로 국채 수익률보다 높았다.
루이즈 샤이너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급격한 위기보다는 재정 여력이 서서히 잠식되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그는 “문제는 어느 시점에 일부 채권자들이 미국에 더는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결정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되면서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AI 붐에 따른 경제성장이 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방 및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 지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 확실시 되지만 GDP 증가 속도가 세수 증대를 충분히 끌어낼 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가 금리 상승도 변수다. TD증권은 “채권 수익률곡선 전반의 금리가 1%포인트(p) 오르면 2027회계연도 이자 비용이 3100억 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