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교육난에 거리로 나온 유럽…佛 55만명 시위

입력 2026-10-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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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리모주 시청 방화로 거의 전소…전국서 약 400명 구금
伊·벨기에 교육·민생 불만 분출…스페인·포르투갈은 주택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대가 불에 연료를 던져 불길을 키우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대가 불에 연료를 던져 불길을 키우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유럽 곳곳에서 고물가와 열악한 교육 환경, 주거비 부담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교원 부족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물가 대책을 요구하는 노동계가 합류하면서 하루 동안 55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점 약탈과 차량 방화가 발생했고 시청 건물까지 불에 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 환경 개선과 고물가 대책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뉘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전국 시위 참가자가 55만명에 달했으며 약 400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중부 도시 리모주에서는 폭도들이 시청에 불을 질러 건물이 거의 전소했다.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복면을 쓴 폭도들이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도로에 세워진 차량에 잇따라 불이 붙으면서 광장은 오랜 시간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현지 언론은 파리 여러 지역에서 상점 습격과 약탈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 공화국에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며 “상점과 관공서를 파괴하고 공격한 이들을 기소하고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이번 시위는 교육 현장에서 시작됐다. 지난달부터 교원 부족에 분노한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하며 항의에 나섰다. 여기에 노동조합 등이 17일 고물가 대책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추진하면서 학생과 노동계의 시위가 합쳐졌고 참가 규모도 커졌다.

프랑스발 시위는 이웃 국가에까지 번지는 추세다. 벨기에에서는 공공부채 부담에 따른 긴축 속에 교육 예산 삭감과 열악한 학습 환경을 규탄하는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동부 리에주를 중심으로 며칠째 계속됐다. 이날은 브뤼셀과 리에주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가 열렸다. 일부 참가자가 쓰레기통과 전동스쿠터에 불을 지르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로 대응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학생들의 교육 개선 요구에 저임금과 물가 상승, 공공서비스 부실에 대한 불만이 겹쳤다. 16일 주요 도시에서 프랑스 학생들에게 연대하는 청소년들이 교원 확충과 학교 시설 개선을 요구한 데 이어 17일에는 로마와 밀라노, 토리노, 볼로냐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밀라노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하게 충돌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시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도시를 불태우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폭력 자제를 촉구했다. 이탈리아 최대 노동조합인 CGIL은 유럽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가 예정된 다음 달 20일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베리아반도에서는 주택 문제가 거리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과 제2 도시 포르투에서는 17일 물가와 주거비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87세 노인의 강제 퇴거 사건을 계기로 주택난 항의 시위가 확산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에서 이어진 시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조기 총선에 나서는 정치적 압박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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