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이터센터 올 들어 최소 47곳 지연·중단·철회⋯AI 인프라 건설 붐 균열”

입력 2026-10-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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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데이터센터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올해 들어 최소 47건의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중단·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차입을 바탕으로 추진돼 온 10조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건설 붐이 자금조달 부담과 공사 지연, 지역사회의 반발 등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AI 열풍을 타고 급팽창한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붐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FT가 인용한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경제학자 스테인 반 니우어버그가 브루킹스연구소에 제출한 논문의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2년까지 미국의 AI 인프라 지출은 10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연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6%에 해당한다. 철도ㆍ고속도로ㆍ전력화 등 과거 인프라 투자 확대 시기에 비해 훨씬 높은 비중이다.

최근 몇 년간 AI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시장은 규칙과 질서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서부 개척시대’와 같은 양상을 띠게 됐다. AI 연구기업들과 빅테크 기업들은 향후 수년간 컴퓨팅 용량, 이른바 ‘컴퓨트’ 확보에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투자에서 기대되는 성과는 잇따라 등장한 신생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인 ‘네오클라우드’들이 전례 없는 규모의 건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먼저 조달할 수 있어야만 실현될 수 있다.

이렇게 AI 붐이 시작된 지 3년이 넘은 현재는 이처럼 야심차게 추진된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FT가 인용한 규제정보업체 레그레이어에 따르면 올 들어 최소 47개의 대형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철회 중단됐다. 레그레이어는 이 수치가 가장 규모가 큰 사업장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분석에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약 35%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또 FT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전역에서 1000개 이상의 지역사회가 AI 인프라에 대한 건설 유예 조치나 기타 규제를 도입하려 했다.

뿐만 아니라 FT는 복수의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금리 상승과 채권시장 투자심리 악화가 이들 기업의 사업 계획뿐 아니라 AI 인프라 확충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입 비용 상승과 인플레이션 심화는 앤스로픽과 오픈AI 같은 주요 AI 연구기업들의 매출이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실제 소프트뱅크그룹의 SB에너지와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퍼머스를 비롯한 신생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및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의 기업공개(IPO) 계획은 연기되거나 보류됐다. 오픈AI가 자체 IPO를 연기하기로 한 결정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주요 프로젝트들의 완공 일정도 계속 늦어지고 있다. 오픈AI의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해 오라클이 건설 중인 여러 데이터센터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업계 전반에서 건설 인허가를 확보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업계 경영진에 따르면 전력 규제당국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경우 전력망 연결을 거부하고 있다. 한 업계 임원은 FT에 “이제 데이터센터 건설을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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