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 앞 딸의 편지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김진석 소방위 유족, 진입경위 묻는다

입력 2026-10-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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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남겨진 가족과 어린 자녀, 국가가 끝까지 함께"…노조는 지휘기록·무전 조사 요구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부천소방서 소방위의 영정 앞에 딸의 편지가 놓였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는 소방차 두 대가 그려져 있고, 날짜는 ‘26.10.17’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밤 빈소를 다녀온 뒤 페이스북에 사진을 공개했다.

▲세종시 세종중앙공원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 합동분향소. (소방청)
▲세종시 세종중앙공원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 합동분향소. (소방청)

아이는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우린 지금 장례식장이에요"라고 썼다.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라는 문장 뒤에는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가 이어진다. 마지막 줄은 "사랑해요. 보고싶은 아빠. 사랑해요!"다.

송 의원은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두고 어찌 이리 떠나게 되었는지, 81년생 젊은 청춘의 나이에"라고 썼다. 이어 "사람도 빠져나가고 빈 공간이었다는데도 화재 진입을 위해 현장 안으로 투입된 현실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며 "소방관이 사랑하는 가족과 출근 인사가 마지막 인사가 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영정 앞에 놓인 딸의 편지. (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영정 앞에 놓인 딸의 편지. (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1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소방위는 2014년 7월 소방공무원이 됐고 2024년 7월부터 부천소방서 오정119안전센터에서 근무했다. 16일 오전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았을 때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교대하기 20여분 전이었다. 선착대로 출동해 건물 3층에 들어갔다가 동료와 함께 고립됐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17일 새벽 끝내 숨졌다. 가족은 2주 뒤 새집으로 이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에는 전날 제복 차림의 동료와 선후배 소방관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저녁에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당신께서 지켜주신 안전한 일상 속에서 국민들은 님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고, 고인에게 추서한 옥조근정훈장을 영정 앞 제단에 올렸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고인의 아내와 마주하며 이야기를 듣고 오래 애도했고, 딸의 나이를 물은 뒤 답을 듣고 한동안 먹먹한 표정으로 침묵했다. 빈소 밖에 있던 고인의 아버지에게는 외아들인지 물은 뒤 한동안 말을 아끼다 위로를 건넸다.

유가족이 "딸아이가 잘 클 수 있도록 꼭 부탁드린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고개를 깊이 끄덕였다.

이 대통령은 "남겨진 가족과 어린 자녀의 앞날도 세심하게 살피고 국가가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부상 대원의 치료와 회복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빈소를 찾았을 때 고인의 장인은 "손녀가 내년 취학통지서를 받았는데 국가가 안전을 위해 뭘 했느냐"고 호소했다. 장인은 "이미 공장 작업자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해 추가 인명 구조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소한의 상황 파악조차 없이 퇴근 직전의 대원을 사지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안에 구조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고 보고 대원들이 진입했다고 설명해왔다. 작업자 대피가 끝난 시각과 그 정보가 선착대에 전달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16일 성명에서 누가 어떤 판단으로 내부 진입을 결정했는지 지휘 기록과 무전 내용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장성윤 광역범죄수사대장(총경)을 팀장으로 수사관 25명과 과학수사팀 8명 등 33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렸다.

경찰은 업체 관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상·실화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숨진 소방관과 관련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적용 가능성을 법리 검토 중이다. 공장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발화 순간을 영상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경찰은 화재 직전 작업하다 대피한 직원 2명을 비롯해 업체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위험물 보관의 위법 여부는 소방당국 특별사법경찰이 따로 수사한다.

김 소방위의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경기도청장(葬)으로 치러진다. 고인은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1계급 특진 예우를 받았고, 경기도는 국가유공자 지정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빈소를 찾는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한정애 사무총장은 전날 조문했다.

영결식은 19일 부천에서 열린다.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의 합동분향소는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시민 조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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