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누비던 소년, 패션 브랜드 대표로…유현철 DWSE 대표가 키운 꿈 [사장님 레벨업]

입력 2026-10-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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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창업 당시부터 무신사 입점…온라인 유통 기반으로 성장
BTS 정국 착용 제품으로 인지도 확대…누적 상품 후기 4만개 돌파

작은 브랜드일수록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가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현철 DWSE 대표
▲유현철 DWSE 대표

유현철 디더블유에스이(DWSE) 대표는 신진 패션 브랜드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뚜렷한 정체성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좋아하는 옷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시작한 그는 10년 넘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왔다. 이제는 잘 팔리는 옷을 넘어 DWSE라는 이름만으로 소비자가 찾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DWSE는 무신사를 주요 유통채널로 활용하며 성장해온 유니섹스 패션 브랜드다. 데님을 중심으로 컨템포러리 스트리트 캐주얼을 선보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착용한 제품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현재 무신사에 쌓인 제품 후기만 4만개를 넘어섰다.

유 대표가 처음부터 패션사업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동대문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옷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과정을 접했다. 옷을 좋아했던 그는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다.

브랜드 이름은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2014년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친구와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영화 '레퀴엠 포 어 드림'을 보고 'Drug Without Side Effect'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부작용 없는 마약이라는 뜻으로, 소비자가 구매를 후회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찾게 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유 대표는 “처음부터 거창한 사업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좋아하는 옷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고객이 지불한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아하는 옷을 만드는 일과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은 달랐다. 제품 기획부터 샘플 제작, 생산, 재고관리, 판매, 홍보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해결해야 했다. 생산 수량이 적다 보니 비용 부담이 컸고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직원 급여와 운영자금까지 책임져야 했다.

▲DWSE 상품 컷 (사진제공=DWSE)
▲DWSE 상품 컷 (사진제공=DWSE)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일이었다. 유 대표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SNS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며 “소비자에게 이 브랜드가 실제로 존재하고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드는 것 자체가 큰 장벽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였다. DWSE는 브랜드를 시작한 2014년 무렵 무신사에 입점했다. 당시 온라인 패션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하기 전이었지만 유 대표는 장기적으로 온라인 유통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당시 패션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의미 있는 규모로 판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채널이 힙합퍼와 무신사였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여러 곳 운영하지 않더라도 전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보여주고 판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입점은 판매 확대뿐 아니라 브랜드를 알리는 통로가 됐다. 특히 기획전과 대형 할인행사 등 플랫폼이 마련한 프로모션에 참여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넓힐 수 있었다.

유 대표는 “무신사의 '무진장'과 같은 대형 프로모션이나 신상품 발매 때 플랫폼 내 노출이 확대되면 판매량이 즉각적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하나의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소비자들이 브랜드 페이지에 들어와 다른 제품까지 살펴보기 때문에 전체 매출과 인지도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DWSE가 이름을 알린 계기 중 하나는 BTS 정국이 착용한 'LHERITAGE' 제품이다. 유명인의 착용으로 브랜드가 외부에 알려졌고, 꾸준히 판매되는 데님 제품군도 브랜드의 성장 기반이 됐다.

유 대표는 “특정 시즌에만 판매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는 제품들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무신사에 누적된 4만개 이상의 제품 후기도 어떤 상품을 계속 가져갈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운영 방식도 달라졌다. 초기에는 시즌별 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력 제품을 재생산하고 여러 시즌에 걸쳐 판매할 수 있는 스테디셀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체 물류창고와 제3자 물류(3PL)를 병행하면서 재고와 발주 관리도 체계화하고 있다.

유 대표는 신진 브랜드에 온라인 플랫폼이 갖는 가장 큰 장점으로 초기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브랜드를 만들면 어느 정도 상품 구색을 갖춰야 했고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려면 매장을 채울 만큼의 제품을 생산해야 했다”며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꼭 수십 개의 상품을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다. 가장 잘하는 몇 개의 아이템에 집중해 브랜드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플랫폼과의 동행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DWSE 역시 무신사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플랫폼 판매 실적에 따라 브랜드 운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입점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노출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DWSE 상품 컷 (사진제공=DWSE)
▲DWSE 상품 컷 (사진제공=DWSE)

플랫폼과 브랜드 간 소통 방식의 변화도 고민거리다. 과거에는 담당 상품기획자(MD)와 개별 브랜드가 직접 소통하는 기회가 많았지만 플랫폼 규모가 커지면서 공통 상담채널 중심으로 운영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플랫폼의 규모를 고려하면 효율화를 위해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브랜드마다 성장 단계와 고민이 다른 만큼 서로의 상황과 방향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통 구조가 마련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브랜드가 성장하면 플랫폼에도 도움이 되고, 좋은 플랫폼이 있어야 작은 브랜드도 더 빠르게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서로 함께 성장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0년 넘게 브랜드를 운영한 유 대표는 이제 DWSE의 정체성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데님을 중심으로 상의와 아우터, 액세서리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스타일을 구축하고, 브랜드 이름만으로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팬층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자체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 해외 진출도 장기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 과거 패션쇼 등을 통해 확보한 해외 바이어와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부 수출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향후 성수동이나 더현대서울 등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장기적으로는 상설 오프라인 매장도 마련하고 싶다는 구상이다.

유 대표는 “지난 10년이 DWSE라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장하는 방법을 배운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5년은 DWSE가 어떤 브랜드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매출 규모가 큰 브랜드보다 DWSE만의 제품과 이미지가 있고, 신상품이 나왔을 때 브랜드 이름만으로 관심을 가져주는 팬층이 두터운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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