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S 포착 보이스피싱 8760건⋯1년 새 101.7% 증가
레버리지 ETF 주요 쟁점⋯이찬진 금감원장 발언 주목

최근 금융권을 덮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5대 은행장이 국정감사 증인석에 나란히 선다. AI를 악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신종 공격에 기존 보안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고객정보 유출 이후 은행들의 대응과 경영진 책임이 적절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다. 5대 은행장이 함께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횡령 등 금융사고와 내부통제가 쟁점이었던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국감에서는 최근 은행권 침해사고의 발생 경위와 보안 취약점, 사고 인지·보고와 고객 통지 과정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에서 약 2만5000명의 고객정보 유출이 확인된 데 이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119명, 89명의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유사한 공격을 받았으나 정보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한은행 공격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에서 AI 기반 자율형 침투 도구와 관련된 흔적이 발견되면서 은행별 보안 투자와 이상 징후 탐지 체계가 새로운 공격 방식에 맞춰 고도화됐는지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정무위는 고객정보 유출 원인뿐 아니라 사고 발생 뒤 관련 부서와 경영진이 위험을 얼마나 신속히 파악하고 조치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고객 자금 보호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5대 은행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포착해 임시 조치한 거래 가운데 실제 보이스피싱으로 확인된 건수는 8760건으로 집계됐다. 2024년 4343건보다 4417건(101.7%) 증가한 규모다.
은행들은 국감을 앞두고 공격에 사용된 인터넷주소(IP) 차단과 시스템 전수 점검 경과, 재발 방지 대책, 2차 피해 발생 시 보상 절차 등을 점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밝힌 전액 보상 방침의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정상혁 행장이 국감장에서 직접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해킹과 함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도 국감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이 상품은 5월 27일 상장됐고,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 손실이 불어났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6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돌아보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무위는 금감원이 상품 출시 과정에서 위험성을 충분히 검증했는지, 우려를 인지하고도 제동을 걸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당시 증권신고서가 접수된 뒤에는 현실적으로 다른 방안이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밖에 가계대출 관리와 이자이익, 생산적·포용금융, 지배구조 문제 등도 질의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공교롭게도 5대 은행장 모두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국감장에서의 대응이 연임과 지배구조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국감은 해킹 경위만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 은행이 고객정보와 자금 피해를 평소 어떤 체계로 관리해 왔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며 “과도한 비난보다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금융권 전체의 보안 수준을 높이는 대책 논의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