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채 실행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한 국방부 입장 관련 질의에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개인' 자격이라며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한 상황을 전작권 전환을 위한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이는데, 국방부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보 환경 변화를 전환 조건에 반영해야 한다는 브런슨 입장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정 대변인은 “한미가 합의한 COTP(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근거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 국방부 공식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은 2015년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한 COTP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당시 한미는 ‘(한국이) 연합 방위를 주도하기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한미)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이 갖춰졌을 때 전작권을 한국군으로 넘긴다는 데 합의했다. 이 3대 조건에는 세부 과제가 있고, 각 과제의 달성 여부를 한·미가 공동으로 평가한다.
정부는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정해 이르면 내년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선 전작권 전환 목표 시기를 못 박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직)도 1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내가 지지하는 것은 오직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면서 “대통령이 ‘지금 (전작권 전환을) 실행하라’면 따르겠지만 조건이 완벽히 충족되지 않은 채 실행되는 데 따르는 위험에 대해 분명히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거론하며 “(북한군에 비해) 우리가 우세하다는 말은 더 이상 자명한 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해 서두르는 것을 경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세미나에서도 "(한반도) 여건이 변화했고 우리가 조건을 바꿨기에 지켜야 할 새 기준들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잦은 도발 등으로 한반도 안보 여건이 달라진 만큼 한미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기준도 더욱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