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이터 기반 금융 플랫폼 뱅크샐러드가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 보험 판매조직의 수익성 개선이 당면 과제지만,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는 데이터·AI 기술에 금융상품 중개 이상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가 더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5%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47억원에서 78억원으로 줄었다. 보험 부문 매출은 160%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적자가 확대됐다. 연결 매출은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수수료 수익은 19.6% 늘었지만 광고·기타 수익이 각각 17.1%, 64.7% 감소했다. 반면 영업비용은 23.1% 늘면서 영업손실이 23억원에서 49억원으로 확대됐다. 급여는 54억원에서 69억원으로, 광고선전비는 약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증가했다.
본체와 연결 실적의 차이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7월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뱅크샐러드금융서비스를 설립한 뱅크샐러드는 올해 상반기 별도 영업손실이 전년과 비슷한 23억원에 그쳤다. 2분기에는 별도 기준 1억8400만원의 영업흑자를 냈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19억93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본체는 올해 1월부터 자회사에 공통 경영관리 비용을 분담시켜 상반기 약 13억원을 청구했으며, 별도 손익에도 이 같은 비용 배분이 반영돼 있다.
직접 판매조직의 수익성 개선에는 규제 대응도 필요하다. 지난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모집수수료에 월납 보험료의 12배 한도가 적용됐고, 내년 1월에는 수수료 4년 분할지급도 시행된다. 판매조직의 생산성과 계약 유지율 관리가 중요해진 셈이다.
그러나 보험 판매조직의 수익성을 개선하더라도 핀테크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회사는 금리인하 요구와 보험금 청구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출시했고, 이달 7일에는 AI로 지출 내역을 자동 분류하는 '월간 머니리포트'를 선보였다. 다만 AI 서비스의 매출은 별도로 공시되지 않아 실제 수익 기여도를 확인하기 어렵다. 보험사업의 이익 창출력을 넘어 AI·데이터 기술이 추가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이유다.
플랫폼의 성장성을 기업가치에 얼마나 반영할지를 두고 증권가 시각도 엇갈린다. 상장 핀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인 사례다. LS증권은 지난 8월 카카오페이를 성장하는 핀테크 플랫폼으로 평가하며 과거 2개년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매출비율(PSR) 6배를 목표 배수로 적용했다. 이후 13일에는 증권 부문 실적 전망을 반영해 목표 PSR과 매출 추정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를 하향했지만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금융업 중심의 이익에 핀테크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며 신성장 분야에 대한 자본 배분과 실제 이익 기여가 확인돼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뱅크샐러드와 카카오페이는 사업 구조와 수익성이 다르지만, 플랫폼의 성장성을 실질적인 이익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는 맞닿아 있다는 얘기다.
뱅크샐러드의 공모가를 가늠할 또 다른 기준은 기존 투자자의 투자원가다. 2022년 시리즈D 당시 기업가치는 약 4400억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미래에셋증권에 약 5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우선주의 주당 가격은 과거 주요 우선주보다 약 44% 낮았다. 이 가격을 액면분할 후 기준으로 환산해 올해 6월 말 발행주식수에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약 3400억원으로 계산된다. 이는 최대주주인 SKS프라이빗에쿼티(PE) 측의 누적 투자원금 950억원을 지분율 27.94%로 역산한 금액과 비슷하다. 주당 약 1만9660원으로, 공모가가 이를 밑돌면 최대주주 보유 지분의 공모가 기준 평가액도 투자원금에 못 미치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 직접 판매의 이익 창출력과 AI·데이터 플랫폼의 추가 수익 기여를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뱅크샐러드 상장 몸값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