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시청을 압수수색한 지 5개월여, 관련자 10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발표한 지 42일 만이다. 시는 부시장이 이끄는 태스크포스(TF)로 19일부터 연말까지 개발사업 인허가 전반을 다시 들여다본다.
1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안성시는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개발사업 점검 TF'를 19일부터 12월 말까지 운영한다. 점검 대상은 물류단지와 산업단지를 비롯한 주요 개발사업의 인허가 업무 전반이다. 북안성산업단지와 남안성물류창고, 삼죽에코퓨전파크 등 검찰 수사와 관련된 사업은 점검 기간 진행 중인 행정절차를 전면 보류하고, 점검을 마친 뒤 재개 여부를 정한다.
시는 검찰 수사와 관련된 개발사업에서 행정절차 위반 여부 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TF는 △인허가 법령 준수 여부 △허가의 적정성·특혜 여부 △진행 중인 사업의 문제점 진단과 대책 △향후 분쟁 사항을 점검하고, 재량행위의 적법성도 살핀다. 도시계획·인허가 분야 외부 전문가가 점검에 참여하거나 자문을 맡는다. 시는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인허가 처리시스템 개선안과 부정청탁 근절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결과를 시의회와 공유하고 시민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TF는 감사법무담당관과 도시정책과, 건축과, 첨단산업과 등 인허가·감사 기능을 아우르는 형태로 꾸려진다. 이 가운데 도시정책과와 첨단산업과는 4월 검찰이 압수수색한 부서다.
시가 이날 밝힌 계획에는 TF 전체 인원과 외부 전문가 명단, 사업별로 보류된 행정절차 단계가 담기지 않았다. 4월 압수수색 이후 이번 보류 결정 전까지 해당 사업에서 어떤 후속 절차가 진행됐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1월 대검찰청으로부터 수사 첩보를 넘겨받았다. 4월29~30일 안성시청 도시경제국장실과 첨단산업과, 도시정책과, 일부 공무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고, 6월29일 국장급 공무원 A씨와 민간업자 B씨를 구속기소했다. 당목지구 등의 인허가 편의 대가로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였다.
검찰은 여죄 수사를 거쳐 8월 31일 A씨와 민간 개발업자 등 10명을 기소했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개발사업 5건의 인허가 편의를 봐준 대가로 약 30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별로는 북안성산업단지 약 13억원, 남안성물류창고 약 11억원, 당목지구 2억1000만원, 삼죽에코퓨전파크 약 2억원 등이다.
검찰은 이들이 개발업체와 허위 용역계약을 맺고 용역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A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B씨에게는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와 업무상 배임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재판은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에서 진행 중이며, 형사책임은 재판에서 가려진다.

재검증 요구는 9월 시의회에서 나왔다. 안태호 안성시의원(국민의힘)은 9월 11일 제244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이번 사건을 개인 일탈로 보는지 구조적 문제로 보는지 시장의 견해를 물었다. 5년에 걸쳐 5개 사업에서 30억원대 뇌물 혐의가 발생하는 동안 시의 감사와 감찰,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따졌다. 5개 사업의 제안부터 도시계획, 부서 협의, 위원회 심의, 인허가와 최종 결재까지 전 과정을 재검증하고, 권한 독점과 민간업자 유착을 막을 제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9월 23일 제3차 본회의 답변에서 검찰 수사와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인허가를 총괄하는 직위를 이용해 "권한을 남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일탈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5개 사업에서 위법한 행정절차나 인허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시장은 개발사업 검증 TF를 한시적으로 꾸려 문제 사업 5건과 최근 5년간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을 특별감사하고,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외부 감사와 관련해서는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를 TF에 참여시키겠다면서도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외부 감사보다는 내부 감사를 먼저" 하겠다고 답했다. 실무부서 합동심의와 교차검증, 감사부서의 상시 모니터링, 인허가 체크리스트 구체화, 개발·인허가 분야 장기 근무자 인사 검증 강화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이번 TF는 그 답변 19일 만에 공개됐다. 외부 전문가 참여는 반영됐지만, 시장이 약속한 '최근 5년, 일정 규모 이상'이라는 점검 대상 기준은 이날 계획에 제시되지 않았다.

점검 대상인 삼죽에코퓨전파크는 시가 20% 지분을 갖는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2025년 6월 10일 시의회에 업무협약 동의안을 냈지만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에서 심사가 보류됐다. 같은 해 12월 2일에는 업무협약 동의안과 SPC 출자계획 동의안 2건의 철회를 요청했다. 철회 사유는 '민관합동 SPC 구성자 변경계획에 따른 재검토'였고, 시는 지분 참여 방침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업무협약 동의안을 다시 제출했지만, 시의회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는 2월 23일 이 안건을 다시 보류했다.
이와 별도로 경기도 감사위원회는 3년 3개월 만에 한 안성시 종합감사에서 79건을 지적했다. 직전 감사(2022년, 46건)보다 33건 많다. 감사위는 기관경고 1건, 시정 22건, 주의 55건 등 행정상 조치와 함께 공무원 66명(경징계 3명·훈계 50명·주의 13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 5억3471만원의 재정상 조치를 요구했다. 공무원 채용과 공동주택 사용검사, 공사 감독, 세금 징수와 함께 농지전용 허가와 의료법인 인허가, 법정민원 처리에서도 부적정한 업무처리가 지적됐다.
도 종합감사는 2022년 10월 이후 안성시가 처리한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했다. 도는 감사 착수 당시 수사나 재판에 관여하게 되는 사항은 제보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뇌물 사건과 얽힌 인허가의 적정성은 이번 시 TF가 따로 들여다본다.
김 시장은 "최근 공직자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시정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점검을 계기로 인허가 행정 전반을 살펴보고,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점을 빈틈없이 보완해 투명한 행정체계를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