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폐업 90만 시대인데…재기 돕는 '체납 특례' 승인 3분의 1 토막

입력 2026-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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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인사업자 폐업 89만…3년째 고공행진
승인 757건·신청 반토막…승인율도 역대 최저
원금 감면 없이 가산세 면제·분납하는 제도
한도 늘리고 대상 넓혔지만 이용 뒷걸음질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 매장의 모습(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 매장의 모습(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폐업 자영업자 90만 시대를 맞았지만 폐업자의 재기를 돕는 '체납액 징수특례' 승인은 제도 시행 첫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체납액 징수특례는 다시 일을 시작한 폐업자의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밀린 세금의 원금은 그대로 두고 연체 이자 격인 가산세만 면제하는 제도다. 정부가 대상과 한도를 넓히는 동안 이용은 거꾸로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체납액 징수특례 승인 건수는 시행 첫해인 2020년 2031건에서 지난해 757건으로 줄었다. 신청 건수도 같은 기간 3124건에서 1372건으로 반토막 났다. 신청 대비 승인율은 지난해 55.2%로 시행 이후 가장 낮았다.

징수특례 대상은 폐업 후 다시 창업하거나 취업해 경제활동에 복귀한 영세개인사업자다. 재산이 없어 사실상 걷기 어려운 체납액에 한해 가산금·납부지연가산세를 면제하고, 남은 세금은 최대 5년에 나눠 낼 수 있게 한다(조세특례제한법 99조의10). 가산세가 불어나 체납자가 상환을 포기하면 징수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신청일 직전 5년 내 조세범 처벌 이력이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

이용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까다로운 요건과 낮은 유인이 꼽혀 왔다. 2024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폐업 자영업자 급증에도 요건이 까다로워 승인이 줄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신청 절차 간소화, 인센티브 강화 등 재설계 요구가 나왔지만 이후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최근 들어선 국세청의 제도 안내마저 줄었다. 국세청은 특례 대상 가능성이 있는 체납자에게 개별 안내문을 보내 신청을 유도하고 있는데, 안내문 발송은 2024년 3만2000건에서 지난해 1만7000건으로 급감했다. 안내문 발송 대비 신청률은 2020년 15.6%에서 2024년 4.6%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폐업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 개인사업자는 89만411명으로 3년 연속 90만명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사업 부진’을 사유로 든 폐업자는 45만7163명(51.3%)으로 비중이 역대 가장 높았다. 사업 부진 폐업자 대비 특례 승인은 0.2%에 못 미친다.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 온 것과 엇갈리는 흐름이다. 정부는 특례 대상 체납액 한도를 5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올리고 신청 기한을 2029년 말까지 연장했다. 올해부터는 배달라이더·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과 예술인까지 대상을 넓혔다. 생계형 체납자의 납부의무 소멸특례도 별도로 신설했다.

문진석 의원은 "재기 지원 제도를 확대해 놓고 정작 현장 안내와 집행이 뒷걸음질치면 폐업자에게는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라며 "안내 강화와 신청 절차 개선으로 제도 확대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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