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분야는 신재생에너지·로봇·SW 순

자산 상위 1000대 상장사가 정관에 새로 추가한 신사업이 에너지와 로봇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신산업 진출 분야는 일부 영역에 쏠린 양상을 보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자산 상위 1000대 상장사의 2026년 정관 변경 사항을 분석한 결과, 신규 사업목적 중 신산업에 해당하는 사업의 31.1%가 에너지 분야였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2025년 말 기준 자산 상위 1000대 상장사 가운데 금융업종과 공공기관을 제외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경협은 정관상 신규 사업목적을 정부 혁신성장 정책금융협의회의 ‘혁신성장 공동기준’에 따라 분류했다. 정관상 사업목적 추가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이뤄지는 만큼 기업의 사업 진출·확장 의향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
신산업 분야별로는 에너지가 31.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조·모빌리티 19.8%, 인공지능(AI) 12.3%, ICT·디지털 12.3% 순이었다. 상위 4개 분야의 합산 비중은 75.5%에 달했다. 이 밖에 융합지식서비스 7.5%, 소재·부품 6.6%, 반도체·디스플레이 3.8%, 바이오헬스 3.8%, 환경·스마트 농축수산 2.8% 등이 뒤를 이었다.
세부 분야별로는 신재생에너지가 1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로봇은 11.3%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소프트웨어 응용·사이버보안 8.5%, 지식서비스 6.6%, AI 융합서비스 5.7%, 데이터 분석·컴퓨팅 5.7% 순이었다. 상위 6개 세부 분야가 전체 신산업 사업목적의 56.7%를 차지했다.
한경협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비중이 높은 배경으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확정과 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조성계획 발표 등을 꼽았다. 재생에너지 조달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사업 진출을 정관에 반영한 기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기업 규모별 차이도 나타났다. 기업당 평균 신산업 사업목적 수는 상위 500개사가 2.1건으로 하위 500개사 1.3건의 1.6배 수준이었다. 상위 500개사는 32개사가 총 67건의 신산업 사업목적을 추가했고, 하위 500개사는 29개사가 39건을 추가했다.
신산업 분야 분포도 달랐다. 상위 500개사는 에너지 28.4%, ICT·디지털 17.9%, 제조·모빌리티 16.4%, AI 16.4%, 융합지식서비스 10.4% 등으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반면 하위 500개사는 에너지 35.9%, 제조·모빌리티 25.6%에 집중됐다.
세부 분야 기준으로도 상위 500개사의 진출 범위가 더 넓었다. 상위 500개사의 신산업 세부 분야는 22개로 하위 500개사 15개보다 많았다. 상위 500개사는 신재생에너지 16.4%, 소프트웨어 응용·사이버보안 13.4%, 지식서비스 10.4%, 로봇 9.0%, 데이터 분석·컴퓨팅 9.0% 순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서비스 기반 분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위 500개사는 신재생에너지 23.1%, 로봇 15.4%, 정밀의료 7.7%, 반도체 7.7%, 항공·우주·방산 7.7% 순이었다. 한경협은 하위 500개사의 경우 하드웨어 기반 사업 비중이 53.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확장이 신재생에너지·로봇 등 일부 분야에 집중돼 있고, 기업 규모별로도 신산업 진출의 범위와 양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다양한 신산업 영역에 도전적으로 진출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R&D 세제지원 확대,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의 실효성 제고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