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적 농지 위반, 특별조치법으로 양성화⋯정부, 농지 규제 대수술

입력 2026-10-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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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농 관행 임대차ㆍ미허가 농업시설 등 처분 대신 적법 전환 지원
투기 목적 농지는 처분⋯10월 특별조치법 발의ㆍ내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농지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관행적인 농지 이용 위반에 대해 처분보다 양성화를 추진한다. 고령농이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이웃이나 친척에게 맡긴 농지나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농업용 시설 등이 대상이다. 다만 농지를 시세차익 등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취득·이용한 경우에는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통해 이 같은 농지제도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우선 농지조사 결과를 근거로 투기가 아닌 일반적인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농지법상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농지은행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농지은행의 임대ㆍ매도 사업 이용 여부도 농업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관행적으로 이뤄진 임대차에 대해서는 양성화 특례를 적용한다. 특별조치법이 시행되면 특례기간 동안 현재 농지법상 임대차 요건에 맞지 않더라도 서면으로 계약을 체결하면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경우에도 기존 실경작자를 임차인으로 지정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다.

고령으로 직접 경작하지 못해 이웃이나 친척 등이 대신 농사를 짓는 농지도 조사 결과만으로 처분하지 않는다. 종중ㆍ사찰ㆍ미등기 상속농지 등 소유관계가 복잡해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을 맺기 어려운 농지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농업용 시설에 대한 규제도 현실에 맞게 손질한다. 농업용 창고나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 등이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설치된 경우에도 조사에서 해당 사실이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원상회복 조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특례기간에는 적법하게 전환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준다. 다른 법령상 요건을 충족해 사전에 전용 허가 등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신청하지 않은 미허가 시설은 사후 허가 신청을 허용한다. 비농업용 시설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납부하도록 할 예정이다.

농지의 실제 이용 상태와 공부상 지목이 다른 경우에는 지목 현실화도 추진한다. 장기간 임야로 이용된 농지나 농지로 장기간 이용된 임야, 묘지 등 실제 이용 상태와 지목이 다른 토지는 신청을 통해 지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농지 투기 행위는 양성화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부가 제시한 처분 대상은 크게 세 가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취득한 뒤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하거나 임대하는 경우, 경매 등으로 농지 지분을 취득한 뒤 가격 상승을 노리고 허위 영농계획서를 제출해 농지를 방치ㆍ임대하는 경우, 농업법인을 통해 농지를 취득한 뒤 농사가 아닌 농지 분할ㆍ임대 등으로 부동산 수익을 올리는 경우다.

정부는 이 같은 투기성 농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현행 농지법에 따른 처분명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농지은행의 역할도 확대한다. 현재 진흥지역 농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농지은행의 매입 대상을 비진흥지역 농지까지 넓히고, 지역별 농지 수요와 영농 효율성을 고려해 농지를 매입ㆍ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지은행 사업을 이용할 때 여러 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원스톱 연계 처리도 도입한다.

정부는 이번 농지조사를 계기로 농지제도 자체도 현실에 맞게 개편한다. 등기부와 토지대장, 농지대장, 농업경영체, 농지전용허가 등으로 흩어진 정보를 연계해 교차 검증하고, 향후 농업인이 지역별 농지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통합 농지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7년 상반기에는 농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임대차와 휴경 인정 사유를 확대하고 실경작자와 임차농의 권리를 보호하는 한편 종중ㆍ사찰ㆍ미등기 상속농지의 적법한 임대차 계약 방안을 마련한다. 농업용 시설 관련 규제를 현실화하고 영농이 어려운 농지의 관리·활용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고령농의 은퇴와 청년농의 농지 확보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은퇴를 희망하는 고령농에게는 농지은행 매입ㆍ수탁과 농지연금 등을 확대하고, 청년농과 전업농에게는 농지은행이 확보한 농지를 규모화ㆍ집적화해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10월 중 특별조치법을 발의하고 12월까지 국회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농지조사 상담센터를 10월 12일 주간부터 운영하고 농업인과 지방정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2027년 상반기 농지법 개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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