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짧아진 일본⋯기업들, SNS 넘어 일상서 히트상품 찾는다

입력 2026-10-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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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ㆍ발표 사이 끝나는 ‘반짝 인기’ 증가
취향 세분화에 대중의 공통 경험도 줄어
매장 관찰ㆍ대면 인터뷰로 숨은 수요 발굴

▲(AI 이미지 생성)
▲(AI 이미지 생성)
유행의 수명이 짧아지고 소비자의 취향이 잘게 나뉘면서 일본 기업들이 히트상품 개발의 해답을 소비자의 일상에서 찾는다. SNS에서 화제가 된 상품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데이터로 현재의 인기를 파악하는 데서 나아가 현장 관찰과 인터뷰로 다음 수요를 읽어내는 방식이 주목받는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시장은 소비 트렌드의 ‘초단명화’와 ‘초세분화’ 속에서 소비자의 숨은 심리를 파악하는 조사가 중요해졌다.

생성형 AI가 만든 기묘한 캐릭터와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지난해 인기를 끈 ‘이탈리안 브레인롯’은 빠르게 식는 유행의 사례라고 닛케이는 꼽았다. AI 발전으로 콘텐츠 공급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주목 받았다가 잊히는 속도도 빨라졌다.

일본 마이나비의 ‘틴즈랩’은 매년 두 차례 10대 여성이 꼽은 유행 순위를 발표한다. 최근에는 조사와 발표 사이에 인기가 식는 사례가 늘었다. 지난해 인형 ‘몬치치’와 에도시대 달리기 방식인 ‘에도 달리기’도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지만 순위 발표 전에 유행이 잦아들었다.

취향도 세분화했다. 완구업체 다카라토미는 복고 소비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는 점을 상품 개발에 반영한다. 그중 하나는 현재를 뜻하는 ‘나우’와 향수를 의미하는 ‘노스탤지어’를 합친 ‘나우스탤지어’다. 지금의 경험을 이미 미래의 추억처럼 느끼는 심리로, 오늘의 장난감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훗날 기억에 남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정보 소비의 분절이 있다. 과거에는 TV 광고와 인쇄매체가 특정 상품에 대한 공통 인식을 형성했지만 SNS에서는 사람마다 접하는 정보가 다르다. 음식점의 입장·주문·퇴장 방법을 설명하는 짧은 영상이 인기를 얻는 것도 모두가 당연히 알 것이라는 전제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웃음의 소재에도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 일본 개그 듀오 ‘레이와 로만’의 구루마는 “누구나 아는 일상 경험을 비트는 것이 웃음의 정석이었지만 이제는 그 공통 기반이 줄었다”며 “국민적 코미디언이 더는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현장에서 차별화의 단서를 모색했다. 편의점 로손의 상품기획 담당자는 SNS보다 거리와 매장 관찰을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SNS에서는 초콜릿칩을 넣은 멜론빵이 주로 눈에 띄었지만 동네 빵집의 큼직한 초콜릿 조각을 넣은 쿠키에서 새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를 약 1㎝ 크기의 초콜릿이 들어간 멜론빵으로 구현해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즉석 사진 스티커 기기 업체 후류는 연간 270차례에 걸친 대면 인터뷰를 중시한다. 말뿐 아니라 몸짓과 행동을 관찰해 젊은 소비자가 스스로 설명하지 못하는 욕구까지 파악하고 새 기기에 반영한다.

마케팅업체 허스토리도 인터뷰로 냉장고의 뜻밖의 활용법을 발견했다. 무더위에 목욕을 싫어하는 아이를 위해 장난감을 얼려 욕실에 가져가거나 화장수와 쌀을 냉장 보관하는 행동이다. 단순한 설문조사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정보를 차세대 제품 개발에 활용했다.

히노 가에코 허스토리 대표는 “SNS에는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정보가 많아 소비자의 실제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소수라도 적절한 대상과 인터뷰를 거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데이터라는 ‘지도’와 사람의 심리라는 실제 ‘지형’을 오가며 변화의 싹을 찾는 것이 새로운 히트상품을 만드는 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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