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로 번진 암살자(들) 공방…“역사 왜곡”·“개인 위협 유감”

입력 2026-10-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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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육 여사 피격 배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는 듯이 묘사한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영화를 향한 화살이 제작진 등 개인을 향한 위협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육 여사 피격 사건이 벌어진 1974년 8월15일 이틀 뒤에 쓴 편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편지에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드(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몃(몇) 번이고 생각해본다”고 적었다.

또 “어머니는 내 대신 자신이 맞고 아버지에게 너이(너희)들에 대한 모든 책임과 이 나라의 모든 책임을 맷기고(맡기고) 가셨다”며 “아버지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으나 아버지부터 먼저 용기를 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참고 견디기로 작정을 하였으니, 너도 마음을 크게 먹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아야 하느니라”고 썼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는 이 편지를 단 한 번도 세상에 내놓은 적 없이 간직하고 계셨다. 영화가 없었다면 편지도 공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암살자(들) 감독과 제작진에게 공개 사과, 영화 상영 중단 등을 요구하며 “영화 상영 중단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감독과 제작진은 제 요구 사항에 반드시 응해야 할 것이다.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역사 왜곡이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을 건드리면 줄줄이 고소·고발 당한다. 박정희 대통령 모욕은 ‘표현의 자유’다”라며 “5·18은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감옥에 간다. 6·25 북침론, 천안함 미국 잠수함 충돌 주장은 ‘표현의 자유’다”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자유주의의 또 다른 핵심은 ‘역사적 사실과 책임에 대한 직시’다. 자유로운 창작과 역사적 사실 자체를 왜곡하거나 흐리는 건 구분돼야 한다”며 “당시 우리 정부는 북한과 조총련이 치밀하게 개입한 조직적 공작이며 일본 측에도 관리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배우 자택 앞 집회 예고와 시사회 참석 배우들을 향한 비판 댓글 등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암살자(들) 출연진 개막식 참석 등 일정이 취소된 데 대해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부산에서 예정됐던 암살자(들)의 시사회가 취소된 것은 불행한 결과”라며 “배우와 제작진 등 개인에 대한 위협으로 확산되는 상황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배우의 자택 앞 집회 압박이나,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에 대한 비판적 댓글은 대한민국의 심각한 정치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며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문화예술의 자유로운 표현이 억압되고 창작자와 관람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행위는 국민주권정부 시대에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민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영화를 향한 정치권의 비판을 겨냥해 “제발 영화는 영화로 보고 쓸데없는 정치공세 해서 조금 싹트고 있는 한국 영화 재기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지 말아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 내에서 암살자(들)의 포털사이트 평점이 조작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암살자(들)에 대한 조직적 평점 테러와 공감 수치 조작에 매크로가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며 “네이버가 1일 범죄 행위 의심자를 특정해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고소했다”고 적었다.

노 의원은 “노종면 의원실은 네이버에 지속적으로 매크로 가능성을 제기했고 서비스 개편 과정의 오류 이외의 대규모 트래픽 발생 가능성을 네이버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며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보존하는 차원에서 서비스를 일단 유지하며 노출을 최대한 막기 위한 제3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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