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ESS 한발 더⋯고려대, 고성능·장수명 수계 전지 기술 개발

입력 2026-10-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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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려대 이영훈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공동 교신저자), 서울대 나금비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화학생물공학부 성영은 교수(공동 교신저자). (사진=고려대)
▲(왼쪽부터) 고려대 이영훈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공동 교신저자), 서울대 나금비 박사후연구원(공동 제1저자), 화학생물공학부 성영은 교수(공동 교신저자). (사진=고려대)

화재 위험이 낮아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주목받는 수계 전지의 수명과 충·방전 성능을 높일 기술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는 화공생명공학과 유승호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성영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계 산성 전지의 주석 음극 성능을 높이는 새로운 전극 계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고 1일 밝혔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높은 에너지 밀도가 장점이지만 불에 타기 쉬운 유기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과 열 관리 문제가 있다. 반면 물 기반 전해질을 사용하는 수계 전지는 화재 위험이 낮고 친환경적이어서 대규모 ESS에 적용할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다.

특히 산성 전해질을 사용하는 수계 산성 전지에서는 주석이 유망한 음극 소재로 꼽힌다. 주석은 강산성 환경에서도 부식에 강하지만 고속 충·방전 과정에서 전극 표면에 불균일하게 쌓이며 뾰족하게 자라는 '덴드라이트' 현상이 발생해 효율과 수명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석 음극 표면에 약 12㎛ 두께의 '다공성 탄소층'을 적용했다. 기존 음극 보호층이 물리적으로 덴드라이트 성장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연구팀은 미세한 구멍과 활성점이 많은 탄소층을 활용해 주석 이온이 이동하고 쌓이는 과정 자체를 조절했다.

다공성 탄소층은 전해질이 내부까지 원활하게 스며들도록 해 이온 이동을 돕고, 주석 이온이 균일하게 달라붙어 성장을 시작할 수 있는 활성점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주석 이온이 특정 부위에 집중되지 않고 탄소층 내부에서는 나노입자 형태로 고르게 분산되고, 탄소층 아래 기판에서는 평탄한 형태로 성장했다.

연구팀은 산성 전해질에서 물 분자에 수소 이온이 결합한 '하이드로늄 이온(H₃O⁺)'이 다공성 탄소 표면에 주로 흡착돼 형성하는 독특한 전기이중층이 주석 이온의 이동과 분포를 조절한다는 점도 규명했다.

성능 실험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다공성 탄소층을 적용한 전지는 5만 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실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제작한 파우치형 전지도 2만 회 충·방전 후 초기 용량의 83.2%를 유지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주석의 성장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산성 전해질에서 형성되는 독특한 계면 환경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고효율·장수명 수계 금속 전지를 위한 새로운 계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며 "향후 이를 다양한 금속 음극 기반 수계 전지로 확장해 안전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원천기술국제협력개발사업과 개인기초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판에 8월 27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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