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법 행정6-2부(최항석·박영주·김민기 고법판사)는 23일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직권조사 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앞서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하는 동안 공정위 직권조사 결정의 효력을 이날까지 잠정 정지했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8월 19일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 운영 과정에서 할인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했는지 등을 들여다보려 했다.
쿠팡은 조사 개시 7일 전 서면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8월 21일 공정위의 직권조사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공정위는 19일부터 21일까지와 24일 등 네 차례 현장조사를 시도한 뒤 24일 현장에서 철수했다.
쟁점은 대규모유통업법상 현장조사에 행정조사기본법의 사전통지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다. 행정조사기본법은 원칙적으로 현장조사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조사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전 통지로 증거인멸 등 조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이 행정조사기본법 적용 제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사전통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상 조사 규정을 준용하고 있어 사전통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2일 열린 심문에서도 양측은 집행정지 필요성을 두고 맞붙었다. 쿠팡은 사전통지 없이 이뤄진 현장조사의 적법성을 법원 판단을 통해 가려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공정위는 당초 현장조사 기간이 이미 지나 집행정지의 실익이 없고, 집행정지가 인용될 경우 향후 조사 실시 여부와 시기가 사업자의 대응에 좌우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법원이 이날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23일까지 내려졌던 잠정 효력정지는 종료된다. 다만 이번 결정은 집행정지 여부에 대한 판단으로, 공정위 현장조사의 적법성을 다투는 본안 소송은 별도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