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대부형 주택 개발 첫 시험대⋯대부료·초과이익 공유 검토
송언석 의원 “대부조건 공개하고 특혜·손실 막을 기준 세워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유휴 국유지를 민간에 장기 대부해 주택을 공급하는 개발 모델에 시동을 건다. 성수 기마대부지와 송파 ICT 3단계 부지, 서울 구로동·창동 등 수도권 8곳을 우선 검토 대상지로 선별해 부지별 사업계획 수립에 나설 방침이다. 업무·상업시설 중심으로 활용돼온 국유지 장기대부 방식을 주택 공급으로 확장하는 첫 시험대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캠코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캠코는 국유지 장기대부 개발을 우선 검토할 후보지 8곳을 선별했다.
대상지는 △서울 성동구 성수 기마대부지 △서울 송파구 송파 ICT 3단계 부지 △서울 구로구 구로동 부지 △서울 도봉구 창동 부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부지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부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옛 경인지방통계청 부지 △인천 서구 청라동 부지 등이다.
이번 8개소 모두 올해 1월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담긴 국유지 활용 후보지다. 캠코가 이 가운데 장기대부 개발 모델을 적용할 대상군으로 8곳을 묶어 구체적인 검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캠코는 8개 부지에 총 980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수 기마대부지와 송파 ICT 3단계 부지는 각각 260호, 300호 규모다. 나머지 부지에는 29~94호 규모의 주택과 근린생활시설, 일부 업무시설·생활SOC 등을 복합 개발하는 구상이 담겼다.
기존 공급 구상은 장기대부 사업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부지별로 조정됐다. 인천 청라동은 110호에서 55호로 줄었지만 용인 신갈동·서울 구로동·도봉구 창동은 각각 94호, 89호, 65호로 늘었다. 성수 기마대부지와 수원 서둔동 등 부지는 기존 구상과 같다.
장기대부 개발은 민간사업자가 국유지를 직접 매입하지 않고 장기간 빌려 주택과 상업·업무시설 등을 개발·운영하는 방식이다. 토지 매입비 부담을 낮춰 초기 사업비를 줄이는 대신, 캠코는 국유지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대부료와 개발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캠코는 부지별 수요와 사업성을 분석해 주택·근린생활시설·업무시설의 적정 비율과 개발 규모, 대부기간·대부료 수준 등을 정할 계획이다. 기본대부료에 매출·수익 연동 대부료를 더하거나 초과이익을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사업계획이 구체화되면 민간사업자 공모와 평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업협약 체결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개발계획과 자금조달 능력, 공사비·운영비, 예상 임대수입, 공공시설 확보 방안 등을 평가하고 사업비 증가나 수입 감소 때 국가와 민간의 위험 분담 방식도 협약에 담을 예정이다.
국유지 장기대부형 개발은 송파 ICT 클러스터와 부산 강동지구 복합물류센터 등 업무·상업·물류시설 중심의 시범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캠코가 청사 복합개발 등 ‘위탁개발’ 방식으로 청년주택을 공급한 사례는 있지만, 민간 장기대부 방식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진 선례는 뚜렷하지 않다. 이번 8개소는 장기대부 방식을 주택 공급에 접목하는 첫 시험대인 셈이다.
송 의원은 “국유지를 장기간 민간 개발에 활용하는 만큼, 대상지 선정 근거와 대부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한 공모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며 “특정 사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거나 사업 손실을 국가가 떠안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대부료 산정과 초과이익 공유, 위험 분담 기준을 사업계획 단계부터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