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직에 더해 기간제와 파견, 도급·위탁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개선을 논의하는 공무직위원회가 출범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문제가 된 지 30여년 만이다.
정부는 ‘공무직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무직위원회법)’ 시행일인 18일에 맞춰 국무총리 소속 공무직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정부는 공무직위원회법이 제정된 2월부터 노동계, 전문가, 관계부처와 ‘노·정·전 사전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기반을 준비했다. 이번에 출범한 공무직위원회는 총리 소속 법정 위원회다. 공무직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임금 등 근로조건, 인사·노무·교육 등에 대한 정책·제도 등을 심의·조정하는 법정·공식적 협의기구로 노동 현장의 차별을 해소하고 고용의 질을 개선해 공공서비스의 향상에 기여하는 게 목적이다.
공무직위원회 출범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문제가 된 지 30여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의 출발은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환위기 직후 정부는 재정 효율성을 높이고자 공공부문 총인건비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공무원(중앙·지방정부)·정규직(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줄고, 기간제와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채용은 급증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급속도로 팽창하자 정부는 2000년대 초 일회성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공무원·정규직으로 전환했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전환직 공무원에게는 ‘보직·승진 제한’이 있었고, 전환직 정규직에게는 무기계약직(중앙·지방정부 비공무원, 공공기관)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직급체계와 근로조건도 비정규직일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과정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투쟁이 시작됐다. 이들은 ‘비정규직 양성소’로 불렸던 학교뿐 아니라 중앙·지방정부, 공공기관 곳곳에서 ‘고용 안정’, ‘차별 철폐’를 요구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대거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공무직’ 개념이 확산했다. 또 ‘처음부터 무기계약직’인 공무직 직렬을 별도로 신설해 신규 채용하는 기관이 증가했다. 이때를 계기로 투쟁 수위도 높아졌다.
다만, 공무직 위상 강화가 갈등 등 또 다른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례도 있다.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대표적이다. 채용 절차가 다른 상황에서 근로조건 격차가 좁혀지면 ‘정규직 공채’ 출신들의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책대상이 지나치게 넓은 것도 문제다. 공무직위원회의 정책대상에는 중앙·지방정부 소속 무기계약 근로자(비공무원)와 공공부문 소속 단일직급 무기계약직 등을 일컫는 공무직뿐 아니라 공공부문 기간제, 파견, 도급·위탁 등 일반적인 비정규직도 모두 포함된다. 공공부문과 관련만 있다면 실제 소속과 무관하게 ‘공무직 등’으로 묶이는 구조다. 이런 상태에선 정책대상과 목적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