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부양도 ‘가족 몫’ 줄고 공동책임 65%…일보다 가정 중시 확산
22일 국가데이터처가 사회조사를 활용해 40~64세 중장년층의 최근 10년간 인식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가사를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4.4%로 나타났다. 2014년 37.9%와 비교하면 26.5퍼센트포인트(p) 높아졌다.
10년 전에는 중장년층 10명 가운데 4명 정도만 공평한 가사분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6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40대에서 변화가 컸다.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는 응답은 10년 동안 31.7%p 상승했다. 50대는 25.0%p, 60~64세는 20.4%p 높아졌다. 남녀 모두 공평한 가사분담에 동의하는 비율이 증가했지만 여성의 응답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문제는 현실이다. 실제 부부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은 2014년 14.2%에서 2024년 22.1%로 높아지는 데 그쳤다.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인식은 64.4%인데 실제 공평하게 나눈다는 비율은 22.1%다. 둘 사이의 격차는 42.3%p에 달한다. 가사분담에 대한 생각의 변화 속도를 실제 생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가족을 바라보는 중장년층의 인식 변화는 가사분담에만 그치지 않았다.
부모 부양을 가족만의 책임으로 보는 인식도 크게 줄었다. 부모 부양을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답한 중장년층은 2014년 49.0%에서 2024년 65.0%로 높아졌다. 모든 연령대에서 이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반면 부모 부양을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9.8%에서 16.7%로 낮아졌다. 부모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도 16.7%에서 13.4%로 줄었다. 가족 구성원 한쪽에 책임을 맡기기보다 가족과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이 먼저’라는 생각도 약해졌다. 2015년 중장년층의 54.1%는 일과 가정생활 가운데 일을 우선한다고 답했다. 2025년에는 35.0%로 19.1%p 낮아졌다.
반면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중시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35.5%에서 47.6%로 높아졌다. 가정생활을 우선한다는 비율도 10.4%에서 17.4%로 상승했다.
가족 관계에 대한 만족도도 개선됐다. 전반적인 가족 관계에 만족한다는 중장년층은 2014년 48.6%에서 2024년 59.9%로 증가했다. 남성은 배우자와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80.1%로 가장 높았고 여성은 자녀와의 관계가 79.1%로 가장 높았다.
가족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지만 중장년층이 짊어진 현실적인 부담은 여전했다. 중장년 취업자 가운데 실직이나 이직에 대한 고용 불안을 느낀다는 비율은 2015년 61.0%에서 2025년 55.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반을 웃돌았다. 특히 40대가 57.4%로 가장 높았고 50대 55.9%, 60~64세 51.6% 순이었다.
노후 준비를 하는 중장년층은 늘었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됐다는 비율은 2015년 75.8%에서 2025년 81.9%로 상승했다.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노후를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주된 노후 준비 방법으로 국민연금을 꼽은 비율도 51.7%에서 61.0%로 높아졌다.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은 “중장년층은 가족과 일, 건강과 노후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변화를 경험하는 생애 전환기의 세대”라며 “앞으로도 사회조사를 통해 국민의 삶과 인식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생애주기별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와 데이터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