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조 '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끝나간다…증시 수급 공백 우려

입력 2026-09-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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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수급 버팀목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될 전망이다. 당초 11월까지 예정됐던 매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종료 시점이 한 달가량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두 회사가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만 35조원에 육박해 매입 종료 이후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20거래일 동안 자사주 3980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예정 물량 5328만5968주의 74.69%로 누적 매입액은 10조3078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0일부터 22거래일 동안 1415만주를 사들였다. 전체 예정 물량 2407만주의 58.79%로 누적 매입액은 24조3900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가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총 34조6978억원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11월 21일,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속도가 유지되면 종료 시점은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루 평균 약 200만주를 매입하고 있다. 남은 물량이 1348만5968주인 만큼 6~7거래일이면 매입을 마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하루 평균 약 65만주씩 매입하고 있어 잔여 물량 992만주는 약 15~16거래일이면 소화할 수 있다. 추석 연휴와 공휴일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 달 중순께 양사의 매입이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양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증시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전쟁 장기화와 고금리,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 AI 산업의 성장 속도에 대한 우려 등 대외 악재가 이어진 상황에서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합산 비중이 50%를 웃도는 만큼 두 종목의 수급은 개별 주가를 넘어 지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 코스피에서는 지난달 20일 이후 사이드카가 발동되지 않았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등의 영향도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지수의 급격한 하락을 완충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 하방을 보완하는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비금융 종목의 자사주 매입이 “시장 하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와 낮은 하방 베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고 거래대금까지 감소하면서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 이외에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증권가가 외국인 자금의 복귀 여부에 주목하는 이유다.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를 끌어내기에는 대외 환경도 아직 녹록지 않다. 전쟁 장기화 속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에 육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다시 상승해 달러당 1385원을 넘어섰다.

다만 다음 달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견조한 실적을 내놓을 경우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의 가늠자로 꼽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도 추석 연휴 이후 예정돼 있다.

추가 주주환원책도 관심사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약 30조원의 현금 배당이 예정돼 있고 SK하이닉스도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 주주환원 정책 공개를 예고했다”며 “10월 초 삼성전자 잠정 실적을 대비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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