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생산 감소 연 4400억…SPS ‘구역화·동등성’ 도입 땐 검역주권 위축 우려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절차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마사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주요 정책 기능이 협정 내 ‘국영기업’ 규범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18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에 제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는 100% 정부·공공 지분과 독점권, 정부의 기관장 임명권 등으로 협정상 ‘지정독점기업’이자 ‘국영기업’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특히 경마 수익 일부를 축산발전기금으로 적립해 농가를 지원하거나 승용마 육성에 투입하는 구조가 ‘비상업적 지원’으로 분류돼 회원국의 제소 대상이 될 위험이 제기됐다.
aT 역시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쌀을 보관 후 시장에 방출하거나 국내 가공업체에 국제가 이하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보조금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역주권 약화 우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SPS) 부문에서 가축전염병 발병국이라도 특정 방역 시설 축산물의 수입을 허용하는 ‘구역화’ 규정이 적용되면 국내 검역권 행사 반경이 축소된다. 수출국 방역 효과의 동등성이 입증되면 조치를 완화해야 하는 ‘동등성’ 조항도 호주·캐나다 등 농업 강국의 수입 규제 완화 압박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 개방에 따른 타격도 불가피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CPTPP 가입 시 농축산물 생산액은 15년간 연평균 최대 44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호주·멕시코산 쇠고기·돼지고기, 캐나다산 닭고기, 뉴질랜드산 전지분유를 비롯해 오렌지·포도 등 과일과 호주산 보리 수입 확대로 국내 축산 및 쌀·과수 농가의 연쇄 위축이 예고됐다.
이양수 의원은 “10월 예정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CPTPP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