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ㆍ관세ㆍAI 투자발 물가 압력 직면
점도표 중간값 4.1%⋯추가 인상 무게
트럼프, 워시 두둔했지만 인하 주장
워시 “연준 독립성 임무 수호에 달려”

3년 2개월 만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워시 의장을 포함한 투표권자 12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워시의 선택은 1년 전과 대조적이다. 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당시 그는 연준이 금리를 지나치게 높게 유지한다고 비판하면서 기술혁명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각은 금리 인하를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낙점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란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세,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대규모 기업 투자 확대 등이 물가 압력을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워시 의장은 “최근 지표를 보면 6개월과 12개월 기준 모두 가격이 3% 넘게 오른 품목이 여전히 너무 많다”면서 “이번 인상은 취임 이후 110~120일 동안 준비하고 고민해온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게 아니라 취임 후 수개월 동안 물가 상황을 지켜본 끝에 인상으로 기울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금리 전망을 제출한 위원 18명 가운데 12명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연 4.00~4.25%, 4명은 4.25~4.50%로 예상했다. 현 수준인 3.75~4.00%에서 더 올릴 필요가 없다고 본 위원은 두 명에 그쳤다. 포워드 가이던스에 비판적인 워시는 6월에 이어 이번에도 자신의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다. 연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6월 3.8%에서 4.1%로 높아졌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10월과 12월 두 차례다.
시장은 한 발 더 나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리스와프 시장은 내년 중반까지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오히려 “연준이 금리를 0.50%포인트(p) 올렸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연준 발표 전 연 4.60%에서 4.74%로 뛰어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5%를 웃돌았다. 뉴욕증시는 추가 긴축 우려에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21% 하락 마감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4%, 0.01%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 직후 연준을 향해 “미국 금리를 1% 또는 그 이하로 낮추라”고 반발하면서도 워시 의장은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나는 워시를 믿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이사회가 있다”면서 “사전에 워시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전임 제롬 파월 의장을 거칠게 공격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워시 의장은 “연준 독립성의 일부는 우리 본연의 임무를 지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는 재정·무역정책을, 연준은 통화정책을 각각 담당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 예상대로 긴축이 이어질 경우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물가 안정을 우선하는 워시 사이의 긴장도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