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에 대한 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 서울중앙지법 처분을 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강우찬 수석부장판사)는 17일 참여연대가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이 3월 30일 참여연대에 내린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도 서울중앙지법 측이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일반 국민이 확정되지 않은 형사판결문을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상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관련 규정이 없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미확정 형사판결문 공개를 금지한 것이며, 이에 따라 정보공개법 적용을 배제하는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규정 자체는 일반 국민이 확정되지 않은 형사판결문을 열람·등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관련 내용을 규율하지 않고 미비한 공백 상태로 둔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에 관련 규정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정보공개법 적용을 배제하는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미확정 형사판결문의 공개를 어떤 경우에도 금지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을 해석하면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이 이 같은 해석을 판결로 채택할 경우 재판소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의 실명과 직위를 공개해야 하는지까지 판단하지는 않았다. 행정소송인 만큼 서울중앙지법이 정보공개를 거부하면서 제시한 사유가 적법한지가 이번 사건의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면 서울중앙지법은 정보공개법에 따라서 판결문 공개 여부와 정도에 대해 새로 판단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판결문 1206쪽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인명과 직책 등 주요 정보를 비실명화했다. 윤 전 대통령도 판결문에서 ‘피고인 E’로 표기됐다.
참여연대는 피고인들의 실명과 직위를 공개해달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거부하자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주요 피고인 대다수가 공무원으로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내란을 주도하거나 가담한 만큼 사건 중대성과 헌법 수호 관점에서 피고인들의 실명과 직위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