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새 시총 44조 증발한 자동차주…엔화 강세·고배당이 반등 불씨

입력 2026-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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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이 7월 이후 44조원 넘게 증발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에 투자 수요가 집중된 가운데 증시 조정 과정에서는 자동차주가 동반 급락했다. 밸류에이션과 기관 수급이 바닥권에 근접한 만큼 엔화 강세와 고배당 매력이 주가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36% 내린 36만2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감했다. 7월1일 종가(48만7500원)보다 25.74% 하락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2.92% 내린 38만3000원, 기아는 0.90% 하락한 12만700원으로 마감했다. 7월 이후 각 22.47%, 14.70% 떨어졌다.

고점과 비교하면 낙폭은 더 크다. 현대차는 7월6일 기록한 50만2000원에서 27.89% 하락했다. 기아도 같은 날 기록한 16만700원보다 24.89% 낮다. 현대모비스는 8월14일 54만7000원에서 29.98% 낮은 상태다.

세 종목의 시가총액은 7월1일 총 199조8847억원에서 이날 155조6464억원으로 44조2383억원 감소했다. 반도체 중심의 증시 조정이 자동차주까지 번진 데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와 관세 부담,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게 낮아졌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8.8배, 7.8배, 5.2배다. 예상 배당수익률은 3~6% 수준이다.

기관투자가의 관심에서 멀어진 ‘수급 빈집’이라는 점도 향후 주가 탄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기관 수급 강도가 낮고 낙폭이 큰 종목으로 순환매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AI 기반 편집 이미지. (이미지=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이미지=챗GPT)

외국인 수급은 종목별로 엇갈렸다. 외국인은 기아와 현대모비스 보유량을 꾸준히 늘린 반면 현대차는 8월 초까지 매수한 뒤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현대차 보유량은 7월1일 5080만1265주에서 8월3일 5128만3682주로 48만2417주 증가했다. 이후 9월16일까지 124만5527주 감소한 5003만8155주로 집계됐다. 7월1일과 비교하면 76만3110주 줄었고 외국인 지분율은 24.81%에서 24.44%로 0.37%포인트 하락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보유량은 7월1일 3345만2462주에서 8월3일 3386만3529주, 9월16일 3423만2003주로 늘었다. 전체 증가 규모는 77만9541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36.87%에서 38.11%로 1.24%포인트 상승했다.

기아의 외국인 보유량은 같은 기간 1억5117만6787주에서 1억5329만1634주로 211만4847주 증가했다. 외국인 지분율도 38.72%에서 39.26%로 0.54%포인트 높아졌다. 자동차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기아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 흐름도 자동차주의 반등 여부를 가를 변수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면 엔화가 강세로 전환해 일본 완성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일본 업체와 미국·유럽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대차와 기아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다.

다만 급격한 엔화 강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일본은행의 인상 속도는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진 만큼 엔화 강세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투자자의 관심이 낮아진 전형적인 ‘빈집’”이라며 “엔화 강세와 자동차주의 상대적 강세가 함께 나타나면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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