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LG유플러스의 'U+일상비일상의틈'. 미러볼을 연상시키는 대형 작품이 시선을 압도한다. 439대 폐휴대폰으로 만든 설치물이다. 이 곳에선 AI 관람 파트너 ‘AI 아트 메이트(AI Art Mate)’를 발급받고 전시장에 들어가면 작품마다 개인 맞춤형 해설이 이어진다. 관람을 마친 뒤엔 나의 예술 취향을 분석한 ‘아트 리포트(Art Report)’를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16일 강남역 인근 복합문화공간 U+일상비일상의틈(틈)을 AI 기술을 결합한 아트 플랫폼으로 재개관했다. 기존 팝업스토어·체험형 공간이었던 곳에 AI 기술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Art Garage' 콘셉트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1층은 관람객이 쉽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LG유플러스 임직원이 기부한 폐휴대폰 439대로 제작한 설치 작품도 이 곳에 있다. 또 신진 작가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아트 스튜디오(Artist Studio)' 등이 운영된다. 유튜브와 협업한 '쇼츠 런웨이(Shorts Runway)'에선 콘텐츠 크리에이터 경험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관람은 6층 미디어아트 전시실에서 시작된다. 5층과 4층의 전시 공간, 3층의 참여형 전시실을 거쳐 2층 아트숍과 지하 1층 아트 라운지로 이어진다.
AI 기반 관람 파트너 ‘AI Art Mate’도 도입했다. 기존 오디오 가이드가 미리 정해진 설명을 일방향으로 제공했다면, AI Art Mate는 관람객의 관심사와 예술에 대한 이해 수준을 반영해 작품별 해설을 제공한다. 관람객은 2층 리셉션에서 간단한 예술 취향 테스트를 거쳐 자신에게 맞는 AI Art Mate를 발급받을 수 있다. 관심 있는 작품과 관람 기록을 저장하고 관람 패턴과 예술 취향을 살펴볼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U+일상비일상의틈의 문을 연 건 2020년이다. 코로나19 확산과 비대면 소비 증가로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성장하던 때다. LG유플러스는 '찾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 곳에 총 7개 층 규모(지하 1층~지상 6층)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했다. 전시를 비롯해 팝업스토어, 팬덤 콘텐츠, 브랜드 협업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6년간 누적 방문객이 190만명을 기록했다. '레고 90주년 팝업'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2 팝업' 등 총 85개 브랜드가 이용자들을 맞았다.
틈에 문화예술 콘셉트를 새롭게 입힌 건 최근 문화예술 소비가 젊은 세대와 일반 대중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시장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아트페어 관람객 중 19~39세 비중은 60%, 미술 비전공자 비중은 68.2%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지난해 관람객은 약 203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문화예술 감상이 일부 애호가들이 찾는 공간을 넘어 젊은층이 여가·취향을 소비하는 일상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는 이런 변화에 주목했다. 특히 젊은층의 소비 트렌드가 물질 소비보다 경험과 자신만의 표현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고 보고 교류와 체험을 결합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장준영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 마케팅그룹장은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명확하게 강조했던 부분은 AI 시대에 오히려 인간다움, 사람다움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람 중심의 AI'라는 콘셉트가 나온 이유"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 이런 공간을 마련한 이유는 강남이 주는 공간적 이미지때문이다. 장 마케팅그룹장은 "예술과 맞는 동네들이 있지만 조금 더 복잡한 곳에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좀 돼보자는 결단이 있었다"며 "(강남은) 일상의 틈이라는 얘기에 딱 걸맞은 공간이다. 바쁘고 분주한 일상에서 문턱만 넘어가면 편안하게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는 소위 예술의 일상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 갤러리와의 차별화하고, 좀 더 뚜렷한 색깔을 낼 수 있는 입지를 선정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 콘센트는 아트 개러지(Art Garage)다. 작은 차고에서 시작한 아이디어가 혁신으로 성장하듯, 가능성을 가진 신진 작가가 작품을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기존 갤러리가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곳은 전시 관람을 넘어 작가와의 만남, 토크 및 워크숍, 작품 구매 등으로 이어질 수 있게 했다.
재개관 첫 전시는 'CIRCLE OF GROWTH'로 에릭 오, 남민오, 상희, 김도은 등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LG유플러스는 일회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신진 작가 육성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고객과 창작자가 모두 성장하는 문화예술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신진 창작자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을 가동해 가능성 있는 작가도 선발한다.
장 그룹장은 “U+일상비일상의틈은 AI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예술을 이해하고 자신의 취향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공간”이라며 “신진 작가에게는 작품을 실험하고 고객에게는 작가의 성장 과정에 참여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과 예술, 사람이 연결되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