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졸중 치료는 생명을 구하는 것을 포함해 생존 이후의 장애와 삶의 질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회복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활과 지역사회 돌봄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원혁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14일 ‘데이터, 뇌를 읽고 삶을 잇다’ 주제로 한국과학기자협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미디어세미나에서 국내 뇌졸중 환자의 장기 생존과 장애 추적 결과를 소개했다. 국내 환자를 장기간 추적한 결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발병 후 2년까지 회복되지만, 7~9년이 지나면서 다시 저하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발표는 2012년 시작된 ‘뇌졸중 환자의 재활 분야 장기 추적조사’의 1차 코호트를 토대로 이뤄졌다. 2012~2015년 전국 9개 대학병원에 입원한 성인 초발 뇌졸중 환자 1만686명을 대상으로 사망 자료를 분석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7858명의 기능과 장애 등을 추적했다.
장 교수는 “급성기 치료 이후 환자의 삶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연구가 시작됐다”며 “응급치료로 생명을 구한 뒤 환자가 얼마나 회복하는지, 장애가 얼마나 남는지, 가족의 돌봄 부담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장기 자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장기 추적에서 눈에 띄는 결과는 회복 이후에도 기능이 다시 저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10년 시점 평가에 참여한 생존자 3045명의 한국판 수정바델지수(K-MBI)를 분석한 결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발병 2년까지 호전됐다. 이후 대체로 유지되다가 8년부터 악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장 교수는 “과거에는 뇌졸중 회복 기간을 6개월 정도로 설명했지만 실제 우리나라 데이터를 보니 2년까지도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령에 따라 회복과 악화 시점은 달랐다. 65세 미만에서는 발병 2년까지 기능이 호전되고 9년부터 악화한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18개월까지 호전되고 7년부터 악화했다. 초기 뇌졸중이 경증인 환자에게서도 발병 8년부터 기능 저하가 관찰됐다. 젊거나 초기 증상이 가벼웠다는 이유만으로 장기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장 교수는 “초기에 얼마나 빨리 좋아지는지도 중요하지만 이후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망과 장애에 연관된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폐렴 예방과 집중 재활치료의 중요성이 확인됐다. 초기 치료 중 폐렴 발생 여부는 단기뿐만 아니라 장기 사망 위험과도 연관됐다. 나이와 병전 기능 수준 등과 함께 발병 7일 시점의 운동·이동 기능, 집중 재활치료 여부도 장기 장애와 관련된 요인으로 제시됐다.
장 교수는 “뇌졸중 이후 장애는 2년까지 회복될 수 있지만 7~9년 차에 접어들면 다시 심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이제는 급성기 치료를 넘어 만성기 관리와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