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65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안과 맞물려 논란이 커졌지만, 관사와 차량 계약은 재정 비상 상황 선언보다 앞서 이뤄졌고 관사비는 반환을 전제로 한 보증금이다. 고발인의 주장과 확인된 계약·회계 사실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1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남부경찰청에 추 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배임, 국고 등 손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 고발장에 관사·관용차…혐의 판단은 아직
김한메 사세행 상임대표는 고발장 제출에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가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관사와 관용차에는 도비를 투입한 것이 재정운용 의무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사세행은 해당 예산 집행이 도지사의 권한을 남용해 관계 공무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경기도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입장이다.
별도의 명예훼손 주장도 고발장에 담겼다. 추 지사가 12일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2026년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고 발언한 대목이다. 사세행은 객관적 근거 없이 이 대통령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고발장 제출은 수사기관에 범죄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구한 절차다. 추 지사에게 제기된 혐의가 경찰 수사나 법원의 판단을 통해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 두 계약 모두 8월 5일 전…보증금은 반환 전제
경기도는 6월 15일 도지사 관사 임차 추진 계획을 세우고 같은 달 24일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의 전용면적 156㎡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12억2000만 원에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추 지사는 7월부터 이곳을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도는 6월 29일 지사 전용 관용차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 한 대를 7765만1190원에 수의계약했다.
관사와 관용차 계약은 추 지사가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 8월 5일보다 각각 42일과 37일 앞선다. 두 계약을 ‘재정 비상 선언 이후 새로 집행된 예산’으로 표현하면 시점상 맞지 않는다.
다만 계약 시기는 추 지사 당선인 측이 민선 9기가 7조원대 채무를 안고 출발한다며 재정난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던 때와 겹친다. 논란의 핵심은 비상선언 이후의 지출 여부보다 당시 내세운 재정 기조와 관사 규모·차량 교체의 우선순위가 일치했느냐는 데 있다.
금액의 성격도 다르다. 12억2000만 원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돌려받는 것을 전제로 묶이는 전세보증금이다. 집행과 동시에 소진되는 사업비가 아니어서 전액을 재정 손실이나 비용으로 단정할 수 없다.
경기도는 앞서 관사 논란에 대해 원활한 도정 수행을 위해 청사와 가까운 곳에 주거시설을 마련했으며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관용차 교체는 기후정책과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자동차세와 통행료, 연료비 등을 합하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연간 약 600만원을 절감할 수 있고, 기존 차량도 폐기하지 않고 다른 부서 업무용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 사퇴 청원 3만775명…도 “고의 삭감은 왜곡”
관사 논란은 도민청원으로도 이어졌다. 11일 경기도청원에 게시된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에는 이날 오전까지 3만775명이 참여했다. 청원은 당초 10월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경기도가 답변을 내놓으면서 ‘답변 완료’ 상태로 전환됐다.
경기도는 답변에서 2026년 학교급식과 노인장기요양 등 민생필수사업 예산이 9개월분만 편성돼 별도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10월부터 사업 중단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도는 2025년 약 20년 만에 지방채를 발행했고 발행액이 한도의 99.6%에 달한 데다 각종 기금과 내부 재원도 상당 부분 활용해 추가 재정 여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선 9기 도정이 정상적으로 편성된 민생 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공개된 답변은 관사·관용차와 사퇴 요구를 항목별로 해명하기보다 재정 공백과 세출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됐다.
경기도가 제출한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총 42조2420억 원 규모다. 도는 지방세 3000억 원의 세수 결손을 예상해 1355개 사업에서 5465억 원을 줄이고,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민생·필수사업에 2464억 원을 추가 편성했다.
5465억원은 도의회 의결을 마친 확정 삭감액이 아니라 심의 중인 추경안 수치다. 경찰은 제출된 고발장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며, 추경안은 18일 경기도의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