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명단 공개부터 K-베어허그까지⋯밸류업 압박 전방위 확장

입력 2026-09-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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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출처=노트북LM)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출처=노트북LM)

신규 취득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개정 상법이 올해 3월 시행된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과제들이 입법·행정 등 전방위적으로 구체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2일부터 장기 저PBR 기업을 처음 공표하고, 거래소 홈페이지·상장공시제출시스템(KIND)·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 '저PBR' 태그를 표시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의 대상은 업종별 상대 기준으로 장기간 낮은 PBR을 기록한 상장사다. 코스피는 업종별 PBR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 기준이 적용된다. 최근 6개 반기 동안 해당 기준을 지속적으로 밑돈 기업이 대상이지만, 올해 10월 22일까지 PBR 개선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기업은 첫 공표에서 1년간 면제받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국회와 여권에서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 PBR이 0.8배에 미달하는 상장주식에 대해 상속·증여 시 평가액의 하한을 순자산가치의 80%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저평가된 주가가 대주주의 승계 과정에서 세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줄이고, 기업이 주가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할 유인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당이 추진하는 PBR 0.8배 평가 하한 대안이 최종 채택될 경우, 현재 저PBR 상태에 놓인 약 1300개 상장사의 주주환원 유인이 크게 강화되는 정책 서프라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지배구조·M&A 관련 법안도 새롭게 발의됐다. 이달 3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명 'K-베어허그 법안'(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가 외부로부터 M&A 제안이나 공개매수 요청을 받았을 때, 이사회가 이에 대한 검토 내용과 공식 의견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합리적인 근거 없이 부실한 사유로 인수 제안을 거절할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나아가 개정안은 주주충실 의무 위반에 따른 이사 개인의 손해배상 소송 리스크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이사회의 법적·행정적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대해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사회가 제안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인수를 거절하더라도, 자산 매각이나 비핵심 사업 정리 등 기업 스스로 평가한 적정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발전된 주주환원 조치를 취해야 하는 후속 책임을 안게 될 것"이라며 "시장으로부터 방치되어 있던 저PBR 기업의 경우, 인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외부의 인수 제안 자체가 주가 리레이팅(재평가)의 강력한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 기업의 주주환원과 자본배분 변화를 유도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리아 프리미엄' 정책은 이행률 81% 수준으로 입법·시행 단계에 진입했으나, 실제 시장 성과 달성률은 46% 수준"이라며 "제도를 정비하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기업과 기관투자자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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