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한계 AI가 메운다” 울산CLX, 60년 공장에 심는 ‘듀얼 브레인’ [르포]

입력 2026-09-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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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개 공정 복잡성과 사각지대 AI로 보완
생산 최적화·설비 관리·안전 등 5대 과제 우선 추진
2030년 年1000억 생산성 개선 및 가동정지·중대재해 제로 목표

▲정창훈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제조AI팀장이 1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WAVE 2026(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김민서 기자 viajeporlune@
▲정창훈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제조AI팀장이 1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WAVE 2026(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김민서 기자 viajeporlune@

“울산CLX의 ‘듀얼 브레인’은 AI는 24시간 쉬지 않고 분석·판단하는 엔진으로, 사람은 의사결정을 하는 형태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정창훈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제조AI 추진팀장은 10일 인간과 AI가 협업해 공장을 운영하는 ‘듀얼 브레인’ 체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둘러본 울산CLX에는 수십 미터 높이의 배관과 거대한 설비가 끝없이 이어졌지만 현장을 돌아다니는 작업자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대부분의 설비를 조정실에서 제어하는 장치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1964년 국내 최초 정유·화학 공장으로 출발한 울산CLX는 현재 하루 84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국내 최대 원유 처리시설이자 단일 석유화학공장 기준 정제능력 세계 3위 수준으로 성장했다.

여의도 3배에 달하는 250만 평 부지에는 서로 나이가 다른 98개 공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하루 약 3000명의 작업자가 움직이고 연간 약 33만건의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공정의 복잡성과 넓은 현장의 사각지대는 AI 전환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세대교체도 과제다. 회사 측은 2030년이면 지난해 대비 인력의 50% 이상이 정년 퇴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팀장은 “30년을 운전해온 인력과 5년을 해온 역량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며 “세대교체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역량 공백을 AI가 메워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찾은 중질유분해공정(HOU) 조정실에서는 작업자들이 여러 대의 모니터를 보며 공정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AI는 이곳에서 사람의 판단을 대신하기보다 최적 운전점을 제시하는 또 하나의 두뇌 역할을 한다. 이처럼 울산CLX는 듀얼 브레인 구현을 위한 핵심 경쟁력을 △최적화 △설비 신뢰성 △안전·보건·환경(SHE)으로 정의하고 5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생산최적화 AI는 공정 데이터를 24시간 감지해 최적 운전 조건을 찾는다. 고급공정제어(APC)가 적용된 일부 공정에서는 AI가 제시한 값을 APC로 전달해 운전점을 조정한다. 유틸리티 최적화 AI는 스팀과 전력, 용수 등 사용량을 최적화한다. 2030년에는 개별 공정을 넘어 연결된 여러 공정을 하나의 체인으로 묶어 최적 운전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설비 관리는 설비이상 예측 AI를 통해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측으로 전환한다. 회전기기 모니터링 플랫폼 ‘스카디(SKADI)’가 펌프와 컴프레서 등의 진동과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AI가 알람 해석과 이상 판단, 운전·정비 방안 제안까지 지원한다. 향후 고정장치와 계기, 전기설비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SHE 영역에서는 ‘쉴드(SHEILD)’를 통해 24시간 현장 관제를 고도화한다. CCTV와 가스·설비 센서, 작업허가·작업자 위치 정보, 드론과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해 고위험 작업을 식별하고 대응 방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울산CLX는 2027년까지 생산·설비·안전 영역에 브레인 AI를 적용하고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한 뒤 2028년까지 AI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2030년까지 5대 브레인 AI와 피지컬 AI를 아우르는 통합 운영체계를 구축해 연간 약 1000억원의 수익성 개선과 설비 가동정지·중대재해 ‘제로’를 목표로 한다.

정 팀장은 “사람을 대체한다고 해도 우리의 경험과 지식이 계속 녹아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사람은 필요할 것”이라며 “사람이 할 수 있는 시간적·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부분에 AI를 집중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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