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벤처 ㈜푸르고, 세계 청결산업 무대서 V-SCAN으로 주목…“먼지가 은하수처럼 보인다”

입력 2026-09-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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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던 먼지를 빛으로 드러낸다…청소기의 ‘흡입 경쟁’ 넘어 오염 확인 기술로 차별화

▲김종휘 대표가 v-scan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김종휘 대표가 v-scan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서영인기자 @hihiro)

부산의 한 벤처기업이 눈에 보이지 않던 먼지를 눈앞에 드러내는 기술로 세계 청결산업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푸르고(브랜드명 그로브텍·대표 김정휘)가 개발한 ‘V-SCAN’ 기술이다. 청소기의 흡입력이나 배터리 성능이 아니라 '어디에 먼지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청소·위생산업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푸르고는 올 9월16일~ 18일 서울 코에스 마곡에서 열릴 ‘ISSA SHOW ASIA 2026’에 참가해 V-SCAN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전 프리미팅에서 ISSA(세계청결산업협회) 관계자는 V-SCAN에 대해 “청결·청소의 핵심인 오염 부분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업체”라고 평가했다.

청소기의 경쟁 기준을 ‘흡입력’에서 ‘보이는 청소’로

V-SCAN의 개념은 단순하다. 청소를 잘하려면 먼저 먼지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무선청소기 시장은 흡입력과 사용시간, 배터리 성능 등을 중심으로 경쟁해왔다. 일부 제품에 적용된 LED나 레이저 역시 청소기 앞쪽의 제한된 영역을 비추는 수준이었다.

푸르고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V-SCAN은 빛의 난반사 원리를 활용해 먼지와 이물질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이중으로 특수 설계된 슈퍼 와이드 LED 렌즈가 빛을 방사형으로 퍼뜨려 최대 5m 반경 내 먼지와 이물질을 드러낸다.

청소기를 작동시키는 순간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먼지가 빛을 받아 모습을 드러낸다.

단순히 바닥을 밝히는 조명과는 접근 자체가 다르다.

먼지가 있는 곳을 먼저 확인하고, 그곳을 집중적으로 청소한다.

청소의 출발점을 ‘흡입’이 아니라 ‘오염 확인’으로 바꾼 셈이다. 패러다임 쉬프트, 벤처기업이 제공하는 기술로 청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새벽 거실의 햇빛에서 시작된 기술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의외로 일상적이었다.

김정휘 대표는 어느 날 새벽 거실로 들어오는 햇빛 속에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먼지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모습을 봤다.

그 순간의 경험이 V-SCAN 개발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햇빛에 보이지 않던 먼지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모습을 보고 이 원리를 청소기에 적용하면 사용자가 먼지를 직접 보면서 청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는 3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바닥은 생각보다 먼지가 많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공간은 더 심하다”며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먼지를 보여줘야 청소가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먼저 검증됐다

V-SCAN은 기술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V-SCAN 기술을 처음 적용한 ‘V-SCAN300’은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목표 모금액의 2170%를 달성했다.

제품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출시 이후에는 5개월 만에 1차 물량 1000대가 완판됐다. 이후 경량화 수요를 반영한 1.9kg급 ‘V-SCAN100’을 선보였고, 청소와 충전을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스테이션 기능을 더한 ‘V-SCAN500’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V-SCAN 5000, 스테이션 기능이 적용된 모델이다. (사진제공=그로브텍)
▲V-SCAN 5000, 스테이션 기능이 적용된 모델이다. (사진제공=그로브텍)

단일 제품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을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용 청소기 넘어 상업용 청결관리 시장으로

푸르고가 바라보는 시장도 가정용 청소기에 머물지 않는다.

ISSA SHOW ASIA 2026은 청소·위생산업 기업과 전문가들이 모이는 B2B 중심의 글로벌 산업 행사다. 푸르고가 이 무대에 기술을 선보인 것도 V-SCAN을 가정용 제품을 넘어 상업용 청결관리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청소가 필요한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강하게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염이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고 제대로 제거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는 게 푸르고의 접근이다.

이는 가정뿐 아니라 호텔과 병원, 사무실, 공공시설 등 청결관리가 중요한 다양한 공간으로 기술을 확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부산에서 출발한 작은 아이디어가 이제 글로벌 청결산업 시장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푸르고는 V-SCAN 기술을 기반으로 가정용 청소기 시장에서 상업용 청결관리 장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B2B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더 세게 빨아들이는 청소기’에서 ‘먼지가 어디 있는지 보여주는 청소기’로

청소기의 경쟁 기준을 바꾸겠다는 부산 벤처기업의 도전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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