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부터 퇴근 이후에도 주식 거래가 가능한 한국거래소의 '애프터마켓'이 열린다. 투자자들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저녁 시간대를 활용해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 대부분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게 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대상으로 애프터마켓 운영에 돌입한다.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정규장이 끝나면 30분간 시간 외 종가 매매를 진행한 뒤 오후 4시부터 애프터마켓을 연다. 이에 따라 기존에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던 시간 외 단일가 매매는 폐지된다.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애프터마켓은 오후 3시 40분부터 운영되어 거래소보다 30분 먼저 거래를 시작한다.
거래 가능 종목이 대폭 늘어난 것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다. 애프터마켓에서 대부분의 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에서 현재 600여 개 종목만 거래되고 있는 것과 달리, KRX 애프터마켓 개설로 거래 가능 종목은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사 2765개로 확대된다. 단 투자경고종목과 관리종목 등은 거래에서 제외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거래할 수 없다. 거래소는 기초자산의 시장 안정성과 유동성이 검증된 뒤 업계 의견을 수렴해 이들 상품의 애프터마켓 거래 시기를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호가 주문 방식은 지정가 방식으로 제한한다. 유동성이 낮은 저녁 시간대 가격 급변을 막기 위해 △지정가 △최우선지정가 △최유리지정가 호가만 허용되고, 시장가 주문은 금지된다.
가격변동폭은 전일 종가 대비 ±30%으로 정규장과 동일하다. 변동성 완화 장치(VI)와 공매도 규제도 그대로 가동된다. 유동성 부족 종목에는 애프터마켓 전용 시장조성제도를 운영한다.
공시마감 이후 부도·회생기각 등 거래정지 사유가 보도되면 즉시 거래를 정지한다. 공시 접수시간(오전 7시 30분~오후 6시)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다음날 시장운영 조치는 애프터마켓 종료 후인 오후 8시에 공표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애프터마켓 개설은 투자자 접근성과 시장 경쟁력을 높여 우리 증시가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거래소들의 시간 연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단계적인 거래시간 추가 연장도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증시의 애프터마켓 거래가 처음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넥스트레이드가 이미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어 정규장 외 실시간 거래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시간 연장으로 투자자들은 정규장 마감 후 발생하는 이벤트에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해외 경제지표 발표, 기업 실적, 지정학적 이슈 등 장 마감 후 호재·악재가 애프터마켓 가격에 선반영되면서 다음 날 개장 시 급격한 가격 조정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밀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시간 연장은 정규장 종료 이후 발생한 국내외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가격에 반영하여 가격 발견 기능을 제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동성 분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여 연구원은 "참여자가 적은 시간대에는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소수 주문만으로도 주가가 급변할 수 있다"며 "애프터마켓 가격이 다음 날 정규장 가격을 왜곡하거나 정규장 종가와의 괴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