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 넘어도 안 믿는다"…‘박스피’에 데인 개미, 9월 들어 15조 팔았다

입력 2026-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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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코스피가 종가 기준 7000선을 돌파했지만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지수가 7000선을 넘어선 9일에도 2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이달 들어 매도 규모가 15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반복된 급등락 여파로 개인투자자들이 반등을 추격매수보다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97.12포인트(1.40%) 오른 7051.6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7000선을 넘어섰다가 6954.52로 밀린 지 하루 만에 종가 기준으로도 7000선에 올라섰다.

코스피는 이달(1~9일) 3.16% 상승했다. 하지만 개인의 수급은 지수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 기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5조732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8567억원, 기관은 4조1525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한 이날에도 개인은 2조2875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9417억원을 순매수하며 개인 매물을 받아냈으며 외국인은 435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의 매매 패턴은 지수 등락에 따라 더욱 선명하게 갈렸다. 코스피가 2일 3.99% 급락해 6562.72까지 내려앉자 개인은 하루 동안 2조3029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3일부터는 곧바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동안 개인이 순매도한 금액은 16조8359억원에 달한다. 4일 3조7229억원을 팔았고 코스피가 7일 4.61% 급등하며 6995.39까지 치솟자 하루에만 6조8374억원을 순매도했다. 8일에도 3조329억원을 팔았고 7000선을 넘어선 9일까지 2조2875억원을 추가로 덜어냈다.

급락장에서 2조원 넘게 사들인 뒤 반등장에서 16조원 넘게 팔아치운 셈이다. 과거 강세장에서 흔히 나타났던 추격 매수보다 주가가 오를 때 보유 물량을 정리해 수익을 확정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개인의 누적 매물도 지수 상승의 부담이다. iM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개인은 코스피 7000~8000 구간에서 49조1200억원, 8000~9000 구간에서 34조48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수가 7000선을 넘어설수록 본전 회복과 손실 축소를 위한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500 이상에 집중된 개인 매물로 이달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단 저항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반복된 급등락이 개인의 투자 행태를 바꿔놓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코스피는 올해 한때 9000선을 넘어섰지만 이후 큰 폭의 조정을 거쳤다. 최근에도 7000선을 중심으로 급등락이 이어졌다. 지수가 오르더라도 상승세가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믿기보다 반등을 매도 기회로 활용하는 이른바 ‘박스피 학습효과’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밖에서는 대기성 자금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267조88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6월 말보다 42조7602억원 증가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에 머무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7000선 돌파 이후다. 기관과 외국인이 개인 매물을 계속 받아내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개인이 7000선 위에서도 매도를 이어간다면 코스피 상승과 개인 투자자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더 커질 수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5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며 “10일 미국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 발표와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된 만큼 증시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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