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견조한 흐름에도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재고조와 국제유가 상승 부담으로 국내 증시가 7000선 부근에서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눈치보기 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9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1%대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 재고조,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심리 확대 등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위축 여파로 7000선 부근에서 상단 저항을 받으며 눈치보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인텔의 CPU 가격 10% 인상과 오픈AI의 GPT-6 출시 효과 지속 등으로 반도체주가 상승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 피격과 하르그섬 인근 이란 유조선 피격에 따른 중동 불확실성으로 하락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3.03달러로 급등해 90달러대 중반에 진입하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4.788%로 상방 압력을 받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전날 국내 증시는 GPT-6발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장 초반 2%대 강세를 나타냈으나 중동발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과 개인의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상승분을 반납하며 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0.58% 내린 6954.52를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도 1.25% 하락한 811.88로 마감하며 지난 7월 23일 이후 처음 시도된 7000선 종가 안착이 무위로 돌아갔다.
코스피가 장중 상승분을 반납한 배경에는 최근 2거래일간 9조8000억원에 달하는 개인 순매도가 7000선에서 강력한 매물대로 작용한 영향이 컸다. 지난 8월 이후 코스피가 수차례 7000선 진입에 실패하면서 해당 구간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굳어졌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7000선 부근 매도 후 하단 재매수 형태의 박스권 대응 유인이 강화됐다.
반면 외국인은 올해 내내 이어온 매도 기조에서 벗어나 9월 들어 1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수급 환경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이 기관 및 기타법인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개인의 대규모 매물을 흡수하고 있어 현재의 7000선 공방은 지수 상승 추세의 종료가 아닌 수급상 손바뀜 과정으로 풀이된다.
주 후반 발표되는 오라클 실적과 미국 8월 CPI는 장기 시장 금리의 안정 여부와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을 검증하는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노출에 따른 시장 내성이 형성된 데다 GPT-6 출시 이후 AI 내러티브가 강화되고 코스피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훼손되지 않아 펀더멘털 측면의 상방 동력은 유효한 상태다.
한지영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당분간 7000선 안착이 어려워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안착 여부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개인의 매물대가 지수 상승 속도를 늦출 수는 있어도 방향성을 바꾸는 악재는 아닌 만큼 현재의 저항을 추가 상승을 위한 수급 매물 소화 과정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