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돈줄·하늘길 동시에 조인다⋯유조선 5척 파괴·항공망 제재

입력 2026-09-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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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그섬·오만만서 이란 유조선 5척 파괴
이란도 요르단 美 기지 공격⋯보복전 격화
이란 27개 항공사 제재⋯외국기업에도 경고
중동 확전에 국제유가 100달러선 ‘눈앞’

▲미국 중부사령부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이란 유조선 리에스코호가 공격받아 불타며 침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부사령부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이란 유조선 리에스코호가 공격받아 불타며 침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한 데 이어 이란 항공업계 전반을 겨냥한 대규모 제재를 가했다. 군사 공격과 경제 제재를 병행하며 이란의 원유 수출과 항공망을 동시에 옥죄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군 함정을 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응해 이란의 유조선 다섯 척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한 척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 인근에서, 나머지 네 척은 오만만에서 격침됐다. 하르그섬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거점으로 전쟁 전에는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곳을 통해 이뤄졌다.

중부사령부는 공격에 앞서 이들 선박 5척의 승무원들에게 배에서 대피하라는 통보를 했다고 알렸다.

이번 공격은 IRGC가 미국 항공모함과 구축함을 공격하려 한 데 대응해 미군이 이란 유조선 세 척을 파괴한 지 불과 사흘 만에 이뤄졌다. 중부사령부는 5일에도 하르그섬 인근에서 두 척, 오만만에서 한 척 등 이란 유조선 세 척을 공격해 운항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요르단 알아즈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자국 유조선에 대한 미군의 공격에 대응해 쿠웨이트와 바레인 인근 해역의 유조선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승무원들에게 즉시 선박에서 대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페르시아만 연안의 걸프 국가로 주요 미군기지가 주둔해 있다.

또 IRGC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최신형 무인 잠수함 1척을 나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이 잇따라 상대의 군함과 유조선을 겨냥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양국 간 보복전은 격화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간) 모처에서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자신들이 나포했다고 주장한 미국 무인 잠수정을 공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간) 모처에서 호르무즈 해협 입구에서 자신들이 나포했다고 주장한 미국 무인 잠수정을 공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해상에서의 군사적 압박과 동시에 이란의 하늘길을 겨냥한 제재도 대폭 확대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경제적 왕따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 정권이 무기ㆍ인력ㆍ불법 화물을 수송하는 데 이용하는 항공망을 지원한 36곳에 제재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마한항공을 포함한 이란 민간 항공사 27곳뿐 아니라 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 등에 있는 위장회사와 화물취급업체·중개업체도 포함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이란 정권에 재정적 생명줄을 제공하는 자들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늘 우리는 마한항공을 계속 지원하는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통해 그 약속을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이란 항공사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차단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자 국제유가는 6거래일 연속 오르며 배럴당 1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과 이란이 끝이 보이지 않는 보복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홍해를 둘러싸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 간 교전까지 4년 만에 재개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0.92달러(0.95%) 오른 배럴당 97.92달러로 마감했다.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03달러로 1.55달러(1.6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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