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온라인 눈속임 상술' 775건 확인⋯은행 198건 최다

입력 2026-09-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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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금융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유도하는 이른바 '다크패턴' 사례가 금융권에서 775건 확인됐다.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업계와 상시협의체를 꾸려 시정 여부를 지속 점검하기로 했다.

9일 금융감독원은 8개 금융협회ㆍ중앙회 소비자보호 담당 임원들과 '다크패턴 예방을 위한 상시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 시행된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관련 다크패턴 가이드라인'에 따른 업계 자체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주요 사례의 시정과 향후 상시협의체 운영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은행ㆍ증권ㆍ보험ㆍ카드ㆍ캐피탈ㆍ저축은행ㆍ핀테크 등 268개사를 대상으로 자체점검한 결과 총 775건의 다크패턴 사례가 확인됐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198건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 159건, 카드 118건, 저축은행 91건, 생명보험 81건, 손해보험 63건, 캐피탈 49건, 핀테크 9건, 신협 7건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소비자의 착각이나 실수를 유도하는 '오도형'이 45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 수집ㆍ분석 등에 과도한 시간이나 노력이 들도록 하는 '방해형'은 223건이었다. 두 유형이 전체의 87.5%를 차지했다.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압박형'은 87건,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유도하는 '편취유도형'은 10건으로 집계됐다.

실제 온라인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는 선택 버튼의 색상이나 배치를 이용해 금융회사에 유리한 선택을 유도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선택 항목을 제시하면서 '동의하고 진행' 버튼을 '동의 안 함' 버튼보다 두드러진 색상으로 강조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금융회사의 의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선택 버튼의 색상 등을 동일하게 구성하도록 조치했다.

소비자가 이미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팝업창을 다시 띄워 동의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선택적 동의 항목에 동의하지 않았을 때 팝업을 통해 의사를 재확인하는 경우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압박 없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의사 재확인 팝업 등의 절차를 삭제하도록 했다.

금융상품 계약 과정에서 부수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안내해 필수 절차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카드 발급 신청을 마치기 직전 간편결제 서비스 신청을 안내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불필요한 광고를 필수 선택사항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금융상품 가입 완료 후 광고를 노출하거나 해당 광고를 삭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8개 금융협회와 다크패턴 예방 상시협의체를 출범해 자체점검에서 확인된 다크패턴의 시정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 금융회사들이 다크패턴 예방·대응 내부통제체계를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모범규준 등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업권 간 일관된 가이드라인 적용을 위한 Q&A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욱배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 부원장보는 "금융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비합리적인 결정을 유도하는 다크패턴은 금융회사의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금융업계 전체가 다같이 인식 전환을 통해 신속히 시정 및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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