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정당 코스프레 벗고 초심·헝그리 정신 회복…총선 앞두고 신뢰 되찾아야”

개혁신당이 이준석 전 대표 사퇴 이후 당 수습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당헌에 비대위 설치 근거가 없는 만큼 이번 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당헌 개정 찬반투표를 실시한 뒤 비대위 구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을 수습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금요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수렴한 결과 비대위 전환을 통한 조속한 수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폭넓은 동의를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 권한대행은 “현재 개혁신당이 비상상황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비대위를 구성해 보다 파격적인 변화와 쇄신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현행 개혁신당 당헌에는 비대위 설치에 관한 규정이 없어 당헌 개정 절차를 먼저 밟는다. 개정안은 주말 동안 마련했으며 비대위 운영 기한은 최대 1년을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천 권한대행은 “중요한 개정 사항인 만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비대위원회 설치 당헌 개정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며 “K보팅 시스템을 이용한 모바일 투표 형태로 금주 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원장 후보군도 물밑에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있고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당원들의 찬반투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앞서나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적절한 시기에 밝히겠다”고 했다.
비대위가 출범하면 기성 정당의 운영 방식을 답습해 온 당의 체질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천 권한대행은 이 전 대표가 지적했던 당 운영 방식을 언급하며 “개혁신당이 조금 ‘큰 정당 코스프레’를 해왔던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해왔던 최고위원회의도 기존 형태로 해야 하느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모두발언을 읽는 것에 한정할 문제가 아니라 기성 정당이 정치하는 방식을 답습해온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작은 정당에 맞는 지역 집중과 뉴미디어 활용이라는 큰 틀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초심과 헝그리 정신을 회복해 기성 정당과 확실히 다른 모습을 전반적으로 보여드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 참패와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사태로 훼손된 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비대위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천 권한대행은 “당장 눈에 보였던 비상은 임기를 남겨둔 이준석 대표의 사퇴로 불거졌지만 지방선거에서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지선 참패도 참패지만 정이한 사태를 통해 가장 안 좋은 형태로 지방선거를 치렀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세는 작더라도 우리가 내놓는 인물이 오히려 낫다는 인물론으로 얘기할 수 있었어야 한다”며 “정이한 사태 이전에는 개혁신당에 능력과 소신 있는 사람들이 모여 한국 정치를 바꿔보려 한다는 기대와 신뢰가 있었는데 이 부분이 너무 많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이 추천하는 인재들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첫걸음으로 부산 시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고, 사과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 공천하는 인재들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비대위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당의 존립 기반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천 권한대행은 “최근 언론에서 개혁신당 자진 해산 보도들을 보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그럴 정도로 당이 굉장히 비상상황”이라며 “개혁신당 이름으로 양질의 후보를 공천해 총선을 잘 치르고 지금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비대위 활동 기간은 비교적 길게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천 권한대행은 “제 생각으로는 비대위원장 임기를 남은 기간인 내년 8월까지로 보고 있다”며 “1년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상당히 긴 기간을 비대위에 부여해 시간에 쫓기지 않고 당 개혁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부분은 비대위원장과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